Re-imagine! 디자인으로 삶을 재설계한다 〈9〉미리보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4
“디자이너는 사회적, 도덕적 책임감을 의식해야만 한다.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상품과 환경, 나아가 디자이너 자신까지도 형성할 수 있는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빅터 파파넥은 디자이너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생태 디자인의 개념을 도입했다. 그는 물질주의가 팽배했던 시대에 디자인의 정신적 가치를 부각시키며 생태적 균형을 전제로 한 디자인의 실현을 강조했다. 그가 지난 1960년 잦은 화산 폭발로 고통을 겪는 인도네시아의 원주민을 위해 관광객들이 버린 깡통과 동물의 배설물을 조합해 만든 ‘깡통 라디오’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전범으로 꼽힌다.
더 이상 디자인이 그 자체만으로 의미를 갖는 시대는 지났다. 경계를 넘어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공공선을 행하고 다양한 협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때 비로소 디자인이 의미를 갖는 세상이다. 오는 26일 헤럴드 주최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4’는 디자인의 확장성에 대해 진지하고 흥미롭게 논의하는 자리다.
‘헤럴드디자인포럼’은 지난 3년 간 전 세계 디자인 전문가들을 초청해 그들의 비전을 듣고 영감을 공유하며 상상과 창조의 원천으로서의 디자인을 조망해왔다. ‘디자인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건축가, 산업 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트 토이 디렉터, 푸드 디자니어 등 지난해보다 다양한 분야의 연사 10명이 초청됐다. 특히 올해 행사는 ‘디자인 스펙트럼, 그 무한의 영역’이라는 주제로 디자인이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의 막은 렘 콜하스와 백준범 건축가가 연다. 콜하스는 하버드 대학교 건축과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영향력을 지닌 건축가로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을 맡은 바 있다. 백 건축가는 창조건축 상무로 미국 뉴멕시코주 소재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항공기지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건설을 총괄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둘은 ‘건축, 창작의 날개를 달다’라는 주제로 자유로운 생각을 구현하는 건축 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전할 예정이다.
두 번째 주제 ‘산업, 지속가능한 디자인’ 시간에는 김 다니엘, 매튜 커크렐, 알렉스 쉴이 연사로 나선다. 김 다니엘은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사인 데이라이트 아시아 대표로 현대자동차 컨설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넥슨 아메리카 최고 경영자(CEO) 등을 역임했다. 커크렐은 영국의 유명 제품 및 패키지 디자인회사인 시모어파월의 어소시에이트 디자인 디렉터로 에어프랑스 일등석을 디자인하고 KT 제품 브랜딩에 참여했다. 쉴은 유럽 최대 독립광고회사인 서비스플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BMW를 비롯해 구글, 루프트한자, 레고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광고 제작을 맡아왔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올리비에 데스켄스는 세 번째 주제 ‘패션, 감성과 예술의 디자인’의 연사로 나선다. 데스켄스는 패션 브랜드 ‘띠어리’에 자신의 이름을 건 ‘데스켄스 띠어리’ 라인을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황나현, 제프 반더버그 건축가는 네 번째 주제 ‘도시,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나다’라는 주제로 건축 디자인과 도시의 조화에 대한 철학을 전한다. 황 건축가는 NHDM 건축 도시 소장이자 코넬대학교 객원교수로 미국 뉴욕 ‘하이라인파크(1ㆍ2구간)’ 총괄 디자이너를 역임했다. 반더버그는 버려진 공장 건물을 개축한 식료품 매장 ‘첼시마켓’을 총괄 디자인해 해 뉴욕의 명소로 만든 장본인이다.
강연의 후반부 시간에는 장난감과 음식을 디자인의 차원으로 끌어들이는 야심찬 시도가 벌어진다. 크리스 릭스 아트토이 디렉터 ‘아트토이, 디자인 다크호스’라는 주제로, 피터 캘러한 피터 캘러한 케이터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푸드, 디자인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릭스는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트토이 ‘더니’를 디자인한 화가이자 조각가다. 캘러한은 미국의 웨딩 잡지 ‘마사 스튜어트 웨딩스’의 객원 편집자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베라 왕 등 명사들이 주재하는 파티의 연회를 담당한 바 있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