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랑했던 사라진 ‘반미간판’ 재등장

대미 정면승부 원칙·방역 관리 자신감 반영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근로자와 청년대학생 등이 전날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교양마당에서 6·25 미제반대투쟁의 날 평양시군중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근로자와 청년대학생 등이 전날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교양마당에서 6·25 미제반대투쟁의 날 평양시군중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6·25전쟁 72주년을 맞아 5년 만에 대규모 반미 집회를 재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근로자와 청년대학생 등이 전날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교양마당에서 열린 6·25 미제반대투쟁의 날 평양시군중집회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집회 연설에 나선 최희태 평양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김주혁 평양시 청년동맹위원회 위원장 등 연설자들은 “미제가 창건된 지 2년도 안 되는 청소한 우리 공화국을 요람기에 압살하려고 조선전쟁을 도발하고 세계전쟁사상 유례없는 가장 잔인한 살육전, 야만적인 파괴전을 벌린 데 대하여 준열히 단죄 규탄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연설자들은 “피맺힌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침해하려 든다면 반드시 처절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하기 위해 정치사상적 힘, 군사적 강세를 백방으로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미제가 1950년대의 쓰라린 참패를 망각하고 또다시 우리 공화국을 감히 건드리려 한다면 다지고 다져온 불가항력의 물리적 수단들을 총발동해 침략자들을 무자비하게 소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날 집회에 대해 “위대한 당의 영도 따라 사회주의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위한 장엄한 총진군의 승전포성으로 세기를 이어온 반미대결역사를 끝장내고 영웅조선의 백승의 역사와 전통을 빛내어나갈 우리 인민의 절대불변의 신념과 철석의 의지를 힘 있게 과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집회에는 리일환 노동당 비서와 김영환 평양시당위원회 책임비서, 리두성 당 부장, 그리고 근로단체와 평양시 기관·공장·기업소 일꾼 근로자, 청년대학생 등이 참가했다.

북한의 6·25전쟁 계기 대규모 반미집회는 지난 2017년 이후 5년만이다.

북한은 매년 6·25 전쟁 발발일인 6월 25일부터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체결일인 7월 27일까지 약 한달을 ‘반제반미투쟁 월간’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반미 군중집회를 비롯해 다양한 반미교육과 행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8년 6월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반미 군중집회를 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전국 곳곳에서 반미간판을 내리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은 이듬해인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작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등을 고려해 4년간 반제반미투쟁 월간 기간 대규모 반미 군중집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번에 다시 대규모 반미 군중집회 재개에 나선 것은 대미관계에서 ‘강 대 강’, ‘정면승부’ 원칙을 확립한 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관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3일과 24일에는 미국을 규탄하는 청년학생 및 근로자들의 복수결의 모임과 미술전시회 등 행사를 열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