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레미콘-건설 연쇄 피해 현실화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이어 이중고 심화”

정부와 화물연대는 이견 좁히지 못 해

가격도 비싼데 시멘트도 못받을라…화물연대 파업 장기화에 초조한 건설업계[부동산360]
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인 지난 11일 부산항 신항 도로에서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들이 안전운임제 법제화 등을 촉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안전 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를 주장하는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 수순을 밟으면서 건설업계의 피해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의 마라톤 협상이 결렬되자 건설업계에서는 “연쇄 피해는 불가피하게 됐다”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반응이다.

12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와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물류 정상화를 위한 두 번째 대화에 나섰다. 전날 양측이 10시간 30분에 달하는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화물연대는 대화에서 일관되게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와 ‘품목 확대’를 주장하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주요 이해당사자인 화주단체가 안전운임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 안전운임제의 안전 효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설명했다”라며 “국토교통부도 화물차주에게 적정한 운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며,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 기존 입장만 되풀이 했다”라고 강조했다.

파업이 장기화하자 건설업계는 “연쇄 피해가 시작됐다”는 반응이다. 시멘트 운송이 멈추다보니 레미콘 공장이 멈췄고, 건설 현장에까지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재가 없으면 당장 생산라인에 영향을 받는 공장과 달리 건설현장은 비교적 유예 기간이 있었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라며 “당장 현장에서 레미콘 수급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시멘트 공장의 출하량은 파업 전과 비교해 1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 자체가 공급되지 않다보니 현장에 비축해 뒀던 자재는 바닥을 드러냈다”라며 “안그래도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물류 비용까지 크게 늘어나니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파업 닷새 만에 시멘트 회사들의 누적 피해액은 700억원을 넘어섰다. 공장 내 시멘트 저장 시설도 가득 차 파업이 더 이어질 경우, 공장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다. 시멘트를 공급 받아야 하는 레미콘 업체들은 일찌감치 공장이 멈췄다. 업계 관계자는 “삼표산업과 아주산업 등은 일찌감치 공장이 멈춰섰고, 남은 업체들도 주말이 한계”라며 “다음 주부터는 건설현장도 멈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물류 피해가 누적되고 있지만, 정부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오히려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협상 결렬에 대해 “화물연대의 일방적인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화물차주들께서 조속히 현업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주요 항만의 장치율은 71.5%로 평시(65.8%)를 웃돌았다. 부산항과 울산항 등에서는 화물연대의 운송방해로 반출입량이 더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 파업에 대해 강경 대응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경찰은 파업 5일 동안 전국에서 파업에 참가하며 운송 방해를 주도한 조합원 43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반면, 엿새째 전국적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화물연대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화주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는 것도 모자라 경찰이 불법행위를 보호해주고 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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