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물동량 75% 부산항 마비 우려
산업계도 촉각…대체 운송수단 확보 총력
경영계 “명분없는 행동…정부, 강력대응을”
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항만과 주요 산업 거점에서 봉쇄 투쟁 등이 예상된다. 특히 각 항만에 컨테이너가 쌓일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와 운송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우리 수출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동량의 75%를 처리하는 부산항의 경우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 3000여 명 대부분은 물론, 비조합원까지 대거 총파업에 참여했다. 부산지부는 화물 운송을 거부하고 부산 강서구 부산 신항과 남구 신선대부두, 감만부두 등 주요 항만에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 물동량이 평상시의 10% 수준까지 떨어졌던 만큼 이번에도 수출입 화물 운송이 멈출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컨테이너 장치율이 90%를 넘어서면 사실상 항만 기능이 마비된다. 부산항만공사는 부두 안 도로를 활용해 컨테이너를 옮기고 일반 수송 트럭도 동원해 파업 영향을 최소화 한다는 입장이다. 부두 장치장에 쌓여 있는 일부 컨테이너는 항만 밖으로 옮겨 화물 적재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부산 외 전남 광양항, 전북 군산항 5부두, 제주항 5부두, 인천 연수구 인천 신항 등 전국 주요 항만에서도 지부별 출정식이 진행되면서 수출 물류 차질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각 기업체의 공장에서 수출 항만을 잇는 내륙 운송도 총파업으로 동맥경화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륙 컨테이너 집합지인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는 서울·경기지역 조합원 2300여 명 중 700~1000명이 총파업 출정식에 참석한 뒤 오후부터 의왕ICD와 평택항으로 나뉘어 봉쇄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수출 비중이 큰 주요 산업계도 총파업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광주, 경북 구미·포항, 대전 등 주요 산업단지 별로 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산업계 전반은 물론 철강 제품 운송에 일부 지연 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각 철강사는 선박 및 철도로 출하 방식을 전환해 파업에 대비하는 한편, 일부 긴급하게 운송해야 하는 물량은 사전에 출하하는 등 고객사 수급 영향을 최소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원래 생산된 타이어를 컨테이너를 통해 운송했는데 현재 화물연대는 물론 비조합원들도 운송에 나서지 않아 물류가 사실상 멈춘 상태”라며 “정부 대응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도 이번 파업이 미칠 파장에 대해 대응 채비에 나선 상태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는 공장에서 물류센터 또는 각 주유소로 제품을 운송하는 육상경로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석유제품의 국내 공급뿐 아니라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각 공장 등의 물류 사항을 체크하면서 관련사항 모니터링 및 대응에 나선 상태”라고 밝혔다. 시멘트·레미콘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시멘트를 운반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차량 2700여대 중 절반 가량이 화물연대에 소속돼 있다.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일평균 출하량이 최대 80% 급감하면서 관련 피해액만 약 110억원에 달한 바 있다.
경영계는 화물연대에 파업을 철회할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정부에는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화주협의회는 “화물연대가 파업의 근거로 제시한 유가 상승분은 현재 시행 중인 안전 운임 제도에 부분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면서 “일방적인 파업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를 강행하는 것은 경제와 물류를 볼모로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관철하려는 명분 없는 집단행동”이라며 “정부는 화물연대가 업무 개시 명령을 거부하거나 운송 방해, 폭력행위 등 불법 투쟁을 전개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호연·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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