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윤창호법 위헌 결정
대법, “위헌 결정에 따른 효력상실로 재판 다시”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른바 ‘윤창호법’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뒤 음주 측정을 거부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일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헌재의 윤창호법 위헌 결정으로 더 이상 윤창호법에 대한 효력이 없어져, A씨의 음주 측정 거부 혐의를 가중처벌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처벌조항에 대한 헌재의 위헌결정에는 소급효가 있다.
재판부는 “위헌결정으로 인해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소급해 효력을 상실한 경우 해당 법조를 적용해 기소한 사건은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A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A씨의 파기환송심에선 단순 음주 측정 거부에 대한 도로교통법 위반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상고심 과정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측정 거부)에 대한 헌법소원 결과를 기다리던 중, 이달 8일 A씨의 구속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이날로 선고기일을 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원만한 절차진행을 위해 구속기간 만료 전 선고할 필요가 있어 6월 2일로 선고기일을 지정했다”며 “6월 8일 이후에 선고하는 경우, 선고 결과와 무관하게 선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을 석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제주 서귀포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운전을 하다 길을 건너던 보행자 2명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피해자 한 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한 명은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었다. 또 A씨는 이 사고로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를 3차례 받았으나,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응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이 사건 외에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벌금 전과가 2회 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생명을 잃게 됐는바, 이처럼 범행 결과가 매우 중하다”며 “그럼에도 A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 후의 다른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헌재는 지난달 26일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1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비교적 가벼운 유형의 음주운전 또는 음주 측정 거부 재범행위에 대해서까지 일률적으로 가중처벌 하도록 하는 것은 형벌의 본래 기능에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하는 과도한 법정형을 정한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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