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펠 사장, 창원공장 새단장 ‘진두지휘’
1조원 들여 도장공장 짓고 전면 개선
소형부터 대형까지 6종 차량 동시 생산
글로벌 GM 주목하는 ‘신기술’ 대거 도입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한국지엠이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한다. 최근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사장을 한국지엠 사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약 1조 원을 투입해 창원공장의 새 단장도 마무리했다. 한국지엠은 내년부터 이 공장에서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생산해 재도약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엔지니어 출신인 렘펠 사장은 앞서 GMTCK 사장으로 역임하며 창원공장의 탈바꿈을 진두지휘해 온 만큼 이 공장에서 탄생할 CUV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직원들 역시 새 전환점인 CUV 생산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가득 찼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30일 창원공장의 설비개선 현황을 설명하는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 창원공장 개선에 핵심 역할을 담당한 GMTCK 소속 엔지니어 4명이 직접 나섰다.
▶스파크부터 CUV까지…6종 동시생산 ‘거뜬’=1991년 문을 연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국민 경차 ‘티코’·‘마티즈’·‘스파크’, 자영업자의 발 ‘다마스’·‘라보’ 등을 생산하던 소형차 전문 공장이다.
지난 2018년 글로벌 GM이 차세대 CUV 생산을 한국 사업장에 배정하며, 대대적인 공장 리뉴얼이 시작됐다. 소형차를 주로 생산해 왔던 만큼 CUV 등 더 큰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설비공사가 필수였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3월 새로운 도장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4개월간 작업 끝에 프레스·차체·조립공장의 개선도 올해 2월 마쳤다. 이번 설비 개선에 투입된 금액만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지엠 20년 역사에서 최대 규모의 투자다.
창원공장의 생산성은 시간당 60대로 기존 32대보다 약 2배가량 늘어났다. 연간 25만 대에서 최대 30만 대의 차량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이다. 6개의 다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췄다.
성기택 VSMEGA 실행2팀 부장은 “(코로나19 상황 이전) 창원공장은 스파크만을 시간 당 32대 정도 생산했다”며 “이번 시설투자로 시간당 60대의 CUV를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동시에 스파크도 16대 혼용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K-엔지니어링’의 힘…“휴일도 없이 공사 매진”=글로벌 GM 역시 창원공장을 주목하고 있다. 공사 기간을 당초 6개월에서 4개월로 2개월 단축했고, GM의 신기술 또한 대거 적용돼서다.
공장 리모델링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력 투입이 어려웠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설비 자재 수급도 원활하지 못했다. 김기혁 생산기술연구소 소형차 담당 부장은 “신공장 건설에 2년 이상, 개조하는 데는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며 “하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 속에서 새 공장으로 탈바꿈시켜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국지엠은 사전 선별 시스템인 ‘오프라인 테스트’를 진행했다. 공장 외부 별도의 장소에 공정을 축소해,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먼저 걸러내는 식이다. 성기택 부장은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확인하고, 실제 시설들을 4분의 1 정도로 제작해 사전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글로벌에서 상당히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규 에러 검출 시스템’ 역시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GM은 일부 라인에만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창원공장의 경우 조립공장 전체에 이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다.
프레스 공장에는 3D 카메라로 판넬의 형상이나 홀들이 누락이 없는지 검증하는 ‘비전 판넬 익스펙션 시스템’, 무거운 자동차 패널을 이송할 때 발생하는 진동을 대폭 줄인 ‘카본 티빔’ 기술 등이 적용됐다. 설동문 프레스·폴리머팀 부장은 “이 같은 기술들을 통해 생산성을 40%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차체 공장은 100% 용접 자동화 설비와 새로운 접합기술인 ‘레이저 블레이징’을 적용해 안전·품질· 생산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확보했다. 또 비전 카메라를 이용, 차량 바디 전체를 스캔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배준 차체 공정기술팀 부장은 “바디에는 3만여 개의 부품을 붙이는데,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비전 카메라를 이용 과거 대비 측정 시간이 70% 이하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최신 기술을 기반으로 창원공장에서는 현재 CUV를 일주일에 5대가량 시험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설비 검증을 마치고 내년 양산이 본격화하면 국내뿐 아니라 북미 지역에도 수출한다.
김기혁 부장은 “직원들은 2018년 트레일블레이저 이후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완성할 수 있는 새 전환점으로 CUV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 노력이 담긴 의미 깊은 차량”이라고 강조했다.
jiy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