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3선을 노리는 현역 여성 구청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측근이 맞붙은 서울 양천구청장 선거는 막판까지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접전이 이어졌다.
또 목동아파트 단지와 비 아파트 지역의 엇갈린 표심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재현될 전망이다.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양일간 양천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기재 국민의힘 후보가 49.4%의 지지율로 42.7%의 김수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두 후보의 격차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50.1%,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46.4% 보다는 다소 벌어졌다.
지역별로는 목동아파트가 포함된 제1선거구(목2,3,4,5동)과 제2선거구(목1동, 신정1,2,6,7동), 그리고 신월1,3,4,5,7동의 제3선거구, 신월2,6동, 신정3,4동의 제4선거구 간 표심이 크게 엇갈렸다.
이 후보는 제1선거구와 제2선거구에서 각각 50.9%와 62.8%의 지지율로 39.3%와 34.4%의 김 후보를 크게 앞섰다. 반면 제3선거구에서 김 후보는 46.6%로 43.0%의 이 후보와 접전을 펼쳤고, 4선거구에서는 김 후보가 51.1%로 39.8%에 그친 이 후보보다 우세했다.
지난 대선에서 목동아파트 단지들은 윤 당선인을, 그 외 지역에서는 이 후보에 표를 몰아준 것이 이번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은 목1동과 목5동, 그리고 신정6동에서 20%포인트 넘게 앞섰다. 신정1동 역시 15%포인트 차로 이 후보를 이겼다. 반면 신월동 대부분 지역과 신정4동에서는 이 후보 강세가 나타났다.
또 연령별로는 이 후보가 20대와 60대 이상에서, 김 후보는 30대와 40대에서 강세를 보였다. 50대에서는 두 후보 모두 46.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나선 응답층에서 이 후보의 강세가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이 후보는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응답자와 ‘가급적 투표’하겠다고 답한 사람들에서 각각 50.0%와 51.9%라는 과반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김 후보는 오히려 ‘전혀 투표의향이 없다’는 응답자에게서만 48.4%의 지지율로 41.6%의 이 후보를 앞섰을 뿐이다.
한편 이번 양천구청장 선거는 목동아파트 1~14단지와 9개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11개의 재개발 지역 등 지역 특성을 반영, 재개발과 재건축이 핵심 이슈가 됐다. 강화된 안전진단에 줄줄이 좌절된 14개 목동아파트의 재건축 재추진, 그리고 신정·신월, 목동 저층 주거지역의 재개발 추진과 관련한 청사진과 실행 의지를 양당 후보들이 모두 강조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재건축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담팀 혹은 전담 과를 별도로 구성할 것”이라며 “안전진단이나 안전진단이 폐지될 경우 정비계획지구·단위계획 등을 빠르게 처리할 것”이라고 14개 목동아파트 표심 잡기에 방점을 찍었다.
이 후보는 ‘품격있는 주거중심 도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만든 지 30년이 넘은 목동아파트 단지의 대대적인 재건축, 그리고 관내 재개발 지역의 신속한 사업진행 지원을 통해 양천구 전체를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주거지역으로 재탄생 시키겠다는 각오다.
이번 조사는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하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지난 23일과 24일 양천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나 KSOI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