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용산 모두 국민의힘 후보 오차범위 밖 우위
집무실 이전 용산구는 교통통제·시위 불편에도 與우위 더 강화
종로구 역시 지난 대선보다 국민의힘-민주 격차 더 벌어져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대통령이 떠난 종로구도, 대통령이 이사 온 용산구도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장 후보와 구청장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 카드가 해당 지역 모두에서 먹혀 들어간 것이다.
반면 ‘혈세 낭비’와 ‘주민 불편’을 이유로 집무실 이전 비판론을 앞세웠던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은 이번 선거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23일과 24일 양일간 실시한 용산구·종로구청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두 지역 모두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를 나타냈다.
우선 대통령이 떠나며 청와대를 전격 개방한 종로구에서는 정문헌 국민의힘 후보가 48.8%의 지지율로, 39.0%의 유찬종 민주당 후보를 9.8%포인트 앞섰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록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득표율 차이 3.0%보다도 더 커진 격차다.
정 후보는 청와대가 있는 제1선거구(효자동, 사직동, 삼청동, 부암동, 평창동, 무악동, 교남동, 가회동)에서 50.5%로 유 후보와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청와대 개방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고, 오랜 기간 동안 불가능했던 개발 기대감까지 높아진 까닭이다.
대통령 새 집무실이 자리잡은 용산구도 마찬가지다. 이 곳에서 박희영 국민의힘 후보는 과반이 넘는 57.4%의 지지율로, 30.6%의 김철식 민주당 후보를 26.8%포인트 앞섰다.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일제히 용산 집무실 이전을 비판하며 지원에 나섰지만, 오히려 지난 대선의 표차 16.6%포인트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84.1%는 박희영 후보를 이번 구청장 선거에서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78.0%만이 김철식 후보를 뽑겠다고 답한 것도 이 같은 민심의 변화를 보여준다. 심지어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 15.2%는 이번에 박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윤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 중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5.9%에 불과했다.
박희영 후보는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이 강세였던 한강변 제1선거구는 물론 후암동, 용산2가동, 이태원1,2동, 한남동, 서빙고동, 보광동 등이 있는 제2선거구에서도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서울시장 대결도 마찬가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종로구와 용산구가 포함된 강북서 지역에서 48.0%의 지지율로 45.2%의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서울 강북서 권역에 종로와 용산은 물론, 이재명 대선 후보가 승리를 거뒀던 은평구와 서대문구 등 전통적인 민주당 우세 지역 일부도 포함됐음을 감안하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이 지역 민심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번 조사는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하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지난 23일과 24일 서울시와 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에서 509명과 805명(서울시장 여론조사)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4.4%포인트(서울시장은 ± 3.5%포인트)다. 응답률은 종로구 6.3%, 용산구 6.2%, 서울시 6.2%.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나 KSOI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