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등 정비사업 줄이어 서울시 심의 통과
지방선거 앞두고 용산정비창 개발 기대감도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용산구 일대 개발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크고 작은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최근 각종 심의를 줄이어 통과하는 등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추진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지역 개발이 저해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과 달리 되레 개발계획이 추진력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 재개발이 건축 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이달에는 청파1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과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등이 정비계획을 확정 짓고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서울시가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건축위원회, 도시계획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심의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최근 들어 용산구 내 사업 추진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용산구는 원효로1가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과 관련해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있고 신속통합기획으로 추진 중인 청파2구역은 정비계획 마련이 한창이다. 후암동 특별계획구역 추진준비위원회 등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원효로1가의 경우 시의회 의견 청취 등의 절차를 거쳐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인데 정비구역 지정과 관련해 서울시 측에서도 큰 이견이 없어 빠른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인 한남뉴타운도 순항 중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3구역은 관리처분 절차에 돌입했고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2구역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4·5구역은 새 재정비촉진계획안 수립을 진행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도 사업시행인가를 마친 한강맨션과 한강삼익을 필두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최고 68층 재건축을 준비 중인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은 최근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조합원 분양 신청 단계에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어떠한 추가적인 규제 없이 용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까지 나서서 용산 지역 개발을 주요 공약으로 강조하면서 용산정비창 부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3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기반을 밝힌 가운데 현재 용산정비창 개발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 계획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개발 기대감은 집값 흐름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용산구 아파트값은 0.05% 오르며 8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이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하며 관망세가 짙어진 것과 상반된다. 용산구 아파트값 흐름은 대통령실 이전 발표 직후 오름세로 돌아섰는데 최근 들어 서울을 포함한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남동·한강로2가 등지의 집주인이 호가를 올린 영향이 크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각종 개발사업 가시화로 매물회수가 관측된다”며 “한강변 재개발이나 재건축,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등의 무산 가능성은 작아졌지만 재산권 행사 제약이 아예 없을 수는 없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