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때문에 딸 잃었다” 꼭 지우라던 중국앱, 미국서 ‘발칵’
[123RF]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틱톡은 알고도 내 딸의 죽음을 막지 않은 책임이 있습니다”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이 최근 미국에서 10대 이용자의 사망사건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전에 휘말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타웨인나 앤더슨(Tawainna Anderson)은 “딸이 틱톡에 올라온 ‘블랙아웃 챌린지’를 하다가 의식을 잃어 결국 사망했다”며 펜실베이니아의 동부지방법원에 틱톡을 상대로 지난 17일(현지시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앤더슨이 청구한 배상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틱톡 때문에 딸 잃었다” 꼭 지우라던 중국앱, 미국서 ‘발칵’
지난해 12월 블랙아웃 챌린지를 따라했다가 사망한 10세 닐라 앤더스. [WHYY 홈페이지]

‘질식게임’으로도 불리는 블랙아웃 챌린지는 환각과 비슷한 기분을 느끼려고 일부러 숨을 참아 뇌로 가는 산소를 차단하는 행위다. 이 같은 위험한 행동이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틱톡에서 유행하자 이를 따라한 10대 청소년들이 잇달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한 해에만 미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5명의 아이들이 사망했으며 여기엔 앤더슨의 딸 닐라 앤더슨도 포함됐다.

닐라 앤더슨은 지난해 12월 블랙아웃 챌린지를 따라했다가 집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5일 후 병원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어머니는 “틱톡 알고리즘이 딸을 사망으로 몰고 갔다”며 틱톡은 물론 중국 베이징에 있는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틱톡 때문에 딸 잃었다” 꼭 지우라던 중국앱, 미국서 ‘발칵’
지난해 12월 틱톡에서 유행하던 블랙아웃 챌린지를 따라했다가 사망한 딸 닐라 앤더스의 어머니(오른쪽)가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WHYY 홈페이지]

유족 측은 “틱톡은 이런 챌린지의 존재를 알고도 막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딸은 틱톡을 통해 처음 블랙아웃 챌린지를 알게 됐으며 틱톡의 알고리즘이 마치 챌린지인 것처럼 속여 딸에게 스스로 질식놀이를 하도록 했다. 용납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틱톡은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상을 알고리즘 분석으로 추출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최근 급성장했다. 특히 국내에서도 유행한 ‘댄스챌린지’처럼 특정 미션을 수행하는 각종 챌린지 영상이 이용자 증가의 비결로 꼽힌다.

틱톡은 지난해 유튜브까지 제칠 만큼 1020세대 중심으로 이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월간 이용자가 10억명을 넘기도 했다. 중국앱의 급격한 성장에 위협을 느낀 미국 정부는 틱톡의 개인정보 불법 수집 등을 문제 삼아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틱톡 때문에 딸 잃었다” 꼭 지우라던 중국앱, 미국서 ‘발칵’
틱톡에서 '블랙아웃 챌린지'를 검색하자 경고문구가 나온다. [틱톡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0년 “틱톡은 인터넷 및 위치기록, 검색기록 등 사용자 정보를 자동 수집해 중국 공산당이 잠재적으로 위치추적 및 산업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며 틱톡과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조 바이든 정부도 미중 관계와 연결지어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틱톡 측은 이번 소송전에 대해 “블랙아웃 챌린지는 틱톡의 트렌드가 아니다”면서도 “이용자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으며 위험요소가 적발되면 즉각 삭제하고 있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유족 측은 소송전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고 있어 틱톡의 책임소재 여부에 한동안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