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까지 총 7073억원 투자
노후설비교체 및 신규설비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후 자강전략 평가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조선 부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향후 3년간 조선 부문에 약 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노후설비를 교체하고 신규 설비를 추가함으로써 건조 캐파(생산능력)를 늘리기 위한 용도다. 올 초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해외당국의 불허로 무산됐지만, 내부 투자 확대를 통해 업종 내 우월적 지위를 공고히하는 자강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최상위 지주회사 HD현대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올해부터 오는 2024년까지 총 707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조38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재작년부터 2년 연속 마이너스 상태다. 이처럼 이익흐름이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같의 규모의 자금 투입은 최근 수주 실적이 반등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선제 투자로 국내외 시장 점유율 굳히기를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총 투자액을 사업부문 별로 나눠도면 ▷조선(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베트남조선) 5276억원 ▷해양플랜트(현대중공업) 434억원 ▷엔진기계(현대중공업) 612억원 ▷그린에너지(현대에너지솔루션) 120억원 ▷기타(현대중공업) 631억원 등이다. 이 투자액에는 지난 1분기 기투자금액은 미반영된 것이다. 실제 투자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수주 레이스에서도 한국조선해양이 앞서 나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전체 수주량은 8900GT(총톤수)를 기록했는데 이 중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4939GT를 차지, 전체 중 55.5% 비중을 나타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점유율은 각각 22.1%, 21.4%를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수주 점유율은 45% 수준이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28.8%, 22.4%였다. 아직 한 분기밖에 경과되지 않았지만 올 들어 한국조선해양의 수주 지배력이 더 높아진 셈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설계용역을 뛰어넘어 기자재 핵심 부품 제조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원천기술 내재화 및 라이언스 수익 사업 확대도 나선다. 또 연료전지(SOFC)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차세대 에너지원 처리시스템 ▷연비향상 시스템 ▷온실가스 저감 시스템 등 친환경 시스템 솔루션 사업에도 빠르게 진출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