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호 기자] 반도체 부족 문제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전기자동차 업계가 이번엔 구리 부족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구리 장기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앞으로 10년은 더 '품귀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소식에 구리 관련주인 대창의 주가가 강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창은 오전 10시 5분 전일 대비 100원(5.28%) 상승한 1995원에 거래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3개월물 선물 가격은 3월 한때 톤(t)당 1만845달러까지 치솟아 최고가를 기록했다. 더불어 10년물 가격도 1만 달러를 돌파한 모습이다. 보통 10년물과 같은 장기물 가격은 장기 프로젝트를 하는 광산업체에 한정돼 거래되기 때문에 단기간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아 왔다. 단기물 가격이 급등해도 장기물 가격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2011년 2월 3개월물이 1만 달러를 돌파했던 당시 10년물이 7000달러 안팎에 머물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른 모습이다. 3개월물이 최고치를 기록한 후 곧바로 10년물이 추격하면서 두 가격 모두 최고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장기물 가격의 이례적인 상승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는 무관하게 시장이 장기적인 수급 압박을 받는 것이라고 닛케이는 진단한 바 있다. 특히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 기온을 1.5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하려는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탈 탄소 정책이 세계 곳곳에서 시행된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
문제는 수요가 공급을 추월한 상황에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전 세계에 필요한 구리는 연간 550만 톤에 달하지만, 최근 1년간 전 세계에서 눈에 띌 만한 신규 광산 개발은 없었다.
한편, 대창은 반도체, 전기, 전자부품, 자동차, 선박 등 첨단 기초소재로써 활용되는 황동봉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황동봉은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황동을 기다란 막대 형태로 제조한 것으로 통상 원자재를 3개월치 이상 쌓아두어 구리 가격이 꾸준히 우상향하는 상승 국면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산 원자재를 제품화해 높은 가격에 판매할수 있어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