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폭스바겐·푸조 등과 진검승부
1~3월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20% 기록
점유율 경쟁 속 새로운 모델 경쟁력 관건으로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오는 2035년부터 유럽연합(EU) 역내에서 내연기관 자동차가 퇴출된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앞세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유럽 완성차 기업과 전기차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 지부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는 2035년 말까지 역내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EU 집행위원회의 법안을 승인했다. 지난 7월 제안된 기후 정책 패키지 ‘핏포55(Fit For 55)’의 일환이다.
이번 환경위원회에서 승인된 법안은 수개월 내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내연기관의 완전 퇴출이 이차전지 원재료 가격 인상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달성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완화안을 제시했다. 2030년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 대비 55% 절감하는 배출가스 기준 강화안으로 내연기관 수명을 연장하려던 시도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유럽지역에서 2035년 내연기관 차량 퇴출이 확정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전기차 시장 선점을 두고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앞서 폭스바겐, 푸조, 볼보 등 유럽 완성차 업체와 유럽에 진출한 포드, 재규어 등은 2035년까지 자체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와 수소차로 라인업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유럽 전기차 판매를 2021년 7만대에서 2030년 48만대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기아 역시 2030년 전기차 라인업을 14종으로 늘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12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선전은 두드러졌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1~3월 유럽에서 등록된 순수 전기차 22만 4145대 중 약 20%인 4만2599대가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가 독일과 영국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한 데 이어 기아 EV6가 ▷'유럽 올해의 차' ▷톱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오버' ▷왓카 선정 '올해의 차' 등을 수상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5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 3월까지 누적 2만7260대, EV6는 6개월 동안 누적 1만6695대를 유럽에서 판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신생 전기차 업체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선보일 새 모델에 대한 성공 여부가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