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급등…출혈 커지는 업계

수주 6년來 최대지만 적자 확대

철광석·유가 등 가격상승 직격탄

비용관리 등 보릿고개 극복 관건

국내 조선사들의 4월말 기준 수주잔량이 6년래 최대일 정도로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당장의 원가 부담에 조선업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리드타임(공기)상 수주흥행이 당장의 실적으로는 반영되지 않는 반면, 제품값보다 재료비가 더 드는 부담은 실시간 적자를 키우는 양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철광석·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페인트 원가 압박까지 더해져 올 1분기 마이너스 이익을 기록한 조선3사 ‘출혈’은 더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3개 조선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를 거느리고 있는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 3조90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932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작년 1분기에는 이보다 적은 3조6815억원의 매출을 보였음에도 6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1년 전과 달라진 점은 매출원가율이다.

지난해 1분기 매출원가는 3조4818억원으로 95%의 매출원가율을 보였다. 이 역시 높은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이익을 냈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매출원가가 4조818억원으로 104%의 매출원가율을 기록했다. 기업은 제품을 판 금액(매출)에서 재료비(원가)를 제외해 마진을 챙기는데 원가율이 100%를 넘었다는 얘기는 제품값보다 재료비가 더 들어갔다는 뜻이다. 여기에 인건비, 시설유지비 등 관리비가 더해지면 적자폭은 더 커지게 된다.

실제로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하는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은 이미 작년보다 t당 10만원 정도 오른 상태다.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스틸데일리 공시기준으로 올 1분기 평균 후판 가격은 t당 121만5000원으로 작년(112만1000원)보다 8.4%(9만4000원) 올랐고 재작년(66만7000원) 대비로는 82%(54만8000원) 상승했다. 형강(여러단면의 강재) 가격도 1분기 118만4000원(t당)으로 작년보다 7.4% 올랐고 재작년 대비로는 72%나 증가했다. 후판·형강값이 오르면 상승분을 관련 충당금에 반영하기 때문에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선박 외판 도장용 페인트 가격도 크게 올랐다.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올 1분기 페인트 가격은 리터당 4.2달러로 작년(3.75달러)보다 12% 올랐고 재작년(3.10달러)보다는 35% 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1분기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원가율은 133%로 작년 1분기(116%)보다 상승했다. 이로써 1분기 당기순손실 규모는 4918억원으로 작년 1분기(-2347억원)보다 적자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1039억원을 적자를 기록했지만 작년 1분기(-5359억원)의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는 원자재값 상승 방어에 성공한 결과로 보이는데, 실제로 삼성중공업의 1분기 매출원가율은 99%로 작년 1분기(124%)보다 큰 폭 개선됐다.

조선사들은 수주 랠리를 이어가면서 이미 3년치 수주잔고를 채운 상태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한 신조선가도 상승 추세에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지속될 ‘보릿고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인데, 효율적인 비용 관리와 신사업 부문으로의 전략적 진출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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