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빌 수유팰리스’ 2차 무순위 청약도 미달

전용 78㎡의 경우 74가구 모집에 14명 청약

높은 분양가, 열악한 입지 등으로 수요자 외면

전문가들 “분양시장 옥석가리기, 양극화 심화”

재수에 삼수까지…서울 곳곳서 줍줍 분양 속출 [부동산360]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에서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에 나선 아파트에서 또다시 무더기 미달이 발생했다. 서울에서도 분양가와 입지 등에 따른 차별화가 본격화되면서 청약 시장의 불패 신화가 깨지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 11일 진행한 두 번째 무순위 청약에서 113가구를 모집했는데 97명이 신청하며 0.86대 1의 경쟁률로 접수를 마쳤다. 총 17개 주택형 가운데 5개 주택형이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물량이 74가구로 가장 많았던 전용면적 78.17㎡의 경우 14명이 청약하며 60가구가 미달됐다.

단지는 앞서 지난달 11일 진행한 첫 번째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달 사태를 겪었다. 당시 전체 가구 수 216가구의 91.7%에 달하는 198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지만 31가구가 미달됐다. 경쟁률도 2.7대 1 수준이었다. 서울 공급 단지에서 198가구가 미계약되며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것은 청약홈을 통한 무순위 청약을 시행한 2019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었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강북구 수유동 179-2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지하 3층~지상 15층 2개동 216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다. 강북종합시장 재정비 사업을 통해 공급된 후분양 단지로,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 시공사는 대원이다.

업계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관망 분위기 속에서 열악한 입지와 높은 분양가 등으로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분양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분양가는 3.3㎡당 3249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비싸다. 최근 2년간 강북구 입주 아파트 시세는 3.3㎡당 2440만원 선이다.

전용 59㎡ 최고 분양가는 9억2490만원으로 지역 최고 실거래가 9억1700만원보다도 비싸다. 최근 분양한 ‘북서울자이 폴라리스’(7억6500만원), ‘한화 포레나 미아’(8억3210만원) 등과 비교해도 최고 1억5000만원 가량 높다.

최근 서울 분양시장에서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가 미계약분 18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고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은 8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는 추세다. 오는 18일에도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입구역 더하이브 센트럴’이 3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도 입지여건이나 분양가 등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요자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월 서울 집값 ‘상승 전환’…용산이 끌고 강남권이 밀고[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