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강자’ LS에 이어 ‘태양광 리더’ 한화까지 나서
SK·현대차·GS도 관련 기업·인프라 적극 투자·인수
차세대 모빌리티와 친환경 에너지 접점
他 전기차 부문보다 진입문턱 낮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현대자동차, SK, GS에 이어 최근 LS와 한화까지 국내 주요 그룹들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 충전은 차세대 모빌리티와 친환경 에너지가 맞닿아 있는 부문이라 대기업들이 미래 사업 차원에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충전은 다른 전기차 부문보다 비교적 진입문턱이 낮다는 점도 기업 러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 그룹의 태양광 부문을 맡고 있는 한화큐셀은 지난 13일 전기차 충전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화큐셀은 이를 위해 ‘한화모티브(Hanwha Motiev)’라는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고 바로 이달부터 한화 계열사 건물 주차장 및 상업용 빌딩 주차장을 시작으로 고객 다각화에 나섰다. 한화모티브는 충전사업자로서 전기차 충전인프라의 시공은 물론 초기 컨설팅, 투자, 사업 운영,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충전소 설치 희망 고객에게 제공한다. 사업을 시작하는 올해는 급속충전기를 포함해 충전기 2000~3000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LS도 지난달 지주사인 ㈜LS가 그룹내 가스 충전소 사업을 하고 있는 E1과 합작, 전기차 충전 사업 법인(LS E-Link)을 설립키로 했다. 이전에도 그룹의 핵심계열사 LS전선(자회사 LS EV코리아)은 전기차의 전원을 공급하거나 센서를 작동·제어하는 부품들을 생산하고 있었다. 주요 고객은 폭스바겐·볼보·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 이들 기업에 전기차용 하네스(Harness·전기차의 전기 신호를 각 부품에 전달하는 배선), 배터리팩,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부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LS EV코리아 공장 준공식에서 “전기차·ESS 부품은 LS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전기·전력 기술이자 탄소 중립이라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그룹의 신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의 투자형 지주사 SK㈜는 지난해 초급속 충전기 제조회사인 한국 시그넷 EV를 인수했다. 2016년 설립된 시그넷 EV는 350kW 초급속 충전기를 개발해 2018년 세계 최초로 미국 인증을 획득한 기업이다. SK㈜는 시그넷 EV 지분 55.5%를 2100억원 가량의 신주를 포함해 2930억원에 매입했다. 지난달에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 폴스타에도 투자한다고 밝혔다. 폴스타는 볼보가 전략 육성 중인 하이퍼포먼스 전기차 제조사로,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북유럽 일부 국가에서 테슬라 동급 모델보다 더 높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GS에너지도 지난해 지엔텔과 합작법인(지커넥트)을 설립, 지엔텔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권을 취득했다. 지엔텔이 전국에서 운영 중인 충전기 수는 8000개 가량이다. GS에너지는 지커넥트를 통해 충전 분야에서 전력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초급속 충전 브랜드(‘이핏’)를 앞세워 관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전국에 24곳의 충전소를 운영하며 109개의 충전기를 보유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0년 149억달러(약 18조원)에서 2027년 1154억달러(약 14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