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의석 구도론 법안 하나 통과 어려워
이재명 국회 입성땐 차기 당권도 유력
문 정부 인사 수사땐 ‘정치적 내전’ 우려
극단적인 ‘여소야대’ 정국에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거대야당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라는 거대한 숙제와 마주해 있다. 향후 2년간 지속될 입법부 과반 의석 거대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임기 초반부터 국정운영 경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으로선 묘수가 절실한 가운데, 지방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재편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윤 대통령과 대선에서 경쟁했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차기 당권을 장악하는 시나리오가 점차 구체화되면서 여야가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극한 대치로 치닫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2일 기준 민주당은 168석, 여당인 국민의힘은 109석을 보유하고 있다. 여당으로선 절대적인 수적 열세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7곳을 모두 가져온다고 해도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 6석의 정의당이나 진보진영 무소속 의원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낮다. 앞서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선거 가운데 최소 득표율 차로 당선되면서 갈라진 민심과 마주한 바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이재명 당시 후보에 득표율 0.73%포인트, 득표수로는 불과 24만7077표 차이로 신승했다.
취임 전후로 윤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반절에 맴도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전망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연일 50%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의 여야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며 새 정부 ‘허니문’ 기간도 없이 대선 연장전과 같은 국면이 펼쳐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선 거대야당의 벽을 뚫어나가야만 한다. 다음 총선이 열리는 2024년까지 2년간은 민주당 협조 없이는 법안 하나 통과시키기도 어려운 의석 구도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정국에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윤 당선인과 맞붙었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6월 선거로 ‘초고속’ 복귀를 단행하면서 경쟁 구도가 전면에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다. 이 전 지사는 인천 계양을 후보로서뿐만 아니라 지방선거·보궐선거를 위한 당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이 전 지사가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큰 변수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11일 헤럴드경제에 “바람이 무섭다. 이미 흐름이 그쪽으로 가고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이 전 지사를 지지하는 강성 초선의원들의 영향력이 큰 만큼 당권경쟁에서도 이 지사가 힘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대표 이재명’이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은 정부 여당에 더 날카롭게 각을 세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과 대선에서 강하게 대립했던 만큼 선명성을 강조하는 대여 투쟁모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전 지사에 대해 팬덤성향을 띠는 일부 열성 지지층과 당 지지율과의 상관관계도 점차 두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향한 선명한 메시지를 제시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 지지층은 검수완박 등 검찰개혁 국면에서도 강경한 목소리를 내세운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검찰이 이 전 지사 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인사에 대한 수사를 실제로 진행하게 된다면 사실상 ‘정치적 내전’ 상태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미 국민의힘 측은 이 전 지사의 출마를 ‘방탄용’이라는 프레임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전 지사의 출마선언은 한마디로 검찰 수사로부터의 도망”이라며 “당선될 경우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에 이 전 지사는 “물도 안든 물총은 무섭지 않다. 살면서 부당한 일 하지 않았기에 검찰 경찰 수사를 아무리 압박해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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