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19 봉쇄에 철광석·열연 가격 하락세

국내 철 스크랩, 2개월 만에 70만원선 아래로

철강 수요 위축 장기화땐 가격 인상 어려울 듯

철강 원료값 '급브레이크'…철강 가격 상승세 멈출까 [비즈360]
현대제철 당진공장 1고로 모습. [현대제철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 거칠 것 없이 상승곡선을 그리던 철광석과 철 스크랩 등 철강 원재료 가격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여파로 급락세를 보였다. 조정세가 길어질 경우 하반기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스탠다드앤푸어스플랏츠(S&P Platts)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중국의 철광석(62% 분광 기준) 가격은 1t(톤)당 128.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중순 120달러대 중 후반 수준에 거래되던 철광석은 철강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며 150달러 대로 급등했다. 그러나 4월 말 이후 하락세로 반전하며 한 달 만에 1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당초 중국의 노동절 연휴 이후 생산 활동이 재개되면서 철강재 수요가 늘면 철광석 가격이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상하이 지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장기화에 이어 제1 도시인 베이징마저 봉쇄 위기에 처하면서 철광석 가격 하락세가 더욱 빨라졌다.

전기로 제강에 사용되는 철 스크랩 가격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철 스크랩(생철 A) 가격은 지난 3월 22일 1t당 72만4000원을 기점으로 하락 반전돼 지난 10일에는 69만1원으로 70만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70만원 선이 무너진 것은 지나 3월 초 이후 2개월 만이다.

특히 현대제철과 포스코,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이 국내에서 구입하는 철 스크랩 가격을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에 걸쳐 1t당 2만원 이상 인하하면서 스크랩 가격 하락에 불씨를 댕겼다.

철 스크랩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국내에서 확보된 철 스크랩 양은 크게 늘었다. 철강사는 철 스크랩 재고를 더 이상 쌓아둘 곳이 없을 정도로 포화 상태에 직면했다. 이에 일부 철강사는 철 스크랩 입고를 통제하기도 했다.

중국 열연 유통가격 역시 한 달 전보다 2.9% 낮은 1t당 5148위안 수준에 거래되면서 원재료 가격 하락세가 제품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철강협회(CISA)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철강 재고는 1808만8700만t으로 전월 대비 8%가량 증가했다.

철강업계는 중국 내 철강 수요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이런 흐름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국가 통계국에 따르면 3월 주택 착공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어 1~2월 12.3% 감소에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부문은 중국 철강 수요의 30%를 차지한다.

중국 철강 시장에서 수요가 위축되고 가격이 하락할 경우 국내 철강 가격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최근 5월 철근 기준 가격을 1t당 104만8000원에서 111만원으로 6만 2000원 인상했지만, 철 스크랩 가격 약세로 하반기에는 가격이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상반기 가격을 1t당 10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한 조선용 후판이나 15만원 인상된 자동차용 강판도 하반기에는 인상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철강 수요가 급락해 국제 시장에서 원재료 가격과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경우 국내 업체라고 해서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다”면서 “원재료 가격은 3개월 후에 제품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상반기 중 원가 상승분을 완전히 반영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철강 원료값 '급브레이크'…철강 가격 상승세 멈출까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