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목소리 들을 다양한 행사, 소통 시스템 구축

젊은 직원 생생한 목소리 경청, 경영진 생각도 직접 전달

호칭 파괴로 소통의 벽 낮춰

“아직도 회장님, 사장님 호칭 쓰나요?” 요즘 기업은 이렇게 부릅니다 [비즈360]
지난 3월 서울 을지로 SKT 본사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SK텔레콤 AI 관련 구성원들과 자유롭게 토론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SK텔레콤 제공]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SK텔레콤 방식대로 토니(Tony)로 불러달라.”(최태원 SK그룹 회장)

“어떻게 해야 제대로 진실되게 통하는 경험을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이 정말 많았다.”(조주완 LG전자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주요 기업들의 총수·최고경영자(CEO)들이 MZ세대와의 소통에 힘쓰고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다양성과 공정성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을 포용하고 직원과 회사가 같이 성장하는 방법들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호칭 파괴’, 계급장 뗀 오너·사장님들=젊은 직원들과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혁신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벽을 허물고 격을 낮추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친근하게 다가가 보다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다.

“아직도 회장님, 사장님 호칭 쓰나요?” 요즘 기업은 이렇게 부릅니다 [비즈360]
지난 3월 서울 을지로 SKT 본사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SK텔레콤 AI 관련 구성원들과 자유롭게 토론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SK텔레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텔레콤 인공지능(AI) 사업팀원들과 만나 “토니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토니는 최태원 회장의 영문 이름으로 인스타그램 아이디 역시 ‘파파토니베어(papatonybear)’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회장’이라는 무거운 타이틀 대신 ‘구 대표’로 불러달라며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타운홀 미팅 ‘DX Connect’에서 부회장, 대표이사, 부문장 등 직함을 부르면 벽이 생긴다며 자신의 이니셜인 JH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기에서 ‘썰톡’을 시작해 큰 호응을 얻고 삼성전자에서도 ‘위톡’으로 임직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사장이라는 직함보다 본인 이니셜인 ‘KH’로 불러줄 것을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직급을 빼고 직원들은 모두 ‘프로’나 ‘님’으로 통칭하고 있다.

“아직도 회장님, 사장님 호칭 쓰나요?” 요즘 기업은 이렇게 부릅니다 [비즈360]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임직원과 직접 소통하는 엔톡.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임직원들에게 “편하게 ‘권영수님’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LG엔솔은 직급이 주는 심리적 부담을 없애고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수평적 조직문화로 혁신하기 위해 직급·직책 호칭을 모두 없애고 ‘님’으로 통일했다. 권 부회장은 직원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 '엔톡'을 개설하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수직 말고 수평, 필터 없이 CEO에 전달=MZ세대와의 소통 방식은 기존의 상하 수직이 아닌 수평적 만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CEO가 직원들의 의견을 중간 관리자를 통해 듣던 과거에서 탈피해 직접 대면하며 MZ세대들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생한 이야기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경영진의 생각도 직접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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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3일 ‘REINVENT Day’를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3일 임직원들과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새로운 조직문화와 혁신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리인벤트데이(REINVENT Day)’를 열고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 회사는 엉덩이가 큰 공룡처럼 앉아있다”는 직원들의 쓴소리가 조주완 사장에게 직접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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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젊은 직원과 서로 멘토가 되는 프로그램인 ‘코멘토링’에 참여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화학 제공]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코멘토링(co-mentoring)을 통해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 부회장은 후드티를 입고 90년대생 사원·선임 멘토로부터 MZ세대의 문화를 배우고 소통의 팁 등을 조언받았다.

“아직도 회장님, 사장님 호칭 쓰나요?” 요즘 기업은 이렇게 부릅니다 [비즈360]
‘썰톡’에 나와 임직원들과 소통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삼성전기 제공]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매주 목요일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썰톡(Thursday Talk)’을 진행중이다. 장 사장은 취임 직후 썰톡에 나와 “해수욕장에서 만나면 밥을 사겠다”면서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아직도 회장님, 사장님 호칭 쓰나요?” 요즘 기업은 이렇게 부릅니다 [비즈360]
지난달 13일 ‘소통과 협업’을 주제로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오픈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 [삼성SDI 제공]

최윤호 삼성SDI 사장도 최근 임직원과 ‘오픈토크’, 경영진과의 ‘소통 워크숍’을 연이어 진행했다. 지난달 오픈토크에서는 “소통은 변화의 출발이자 가치 창출의 시작점”이라면서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용이 1등하겠다던 시스템반도체 …‘이 남자’가 일낼까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