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베를린 기념식서 단속
숄츠는 “안보 희생 않겠다” 언급
외신 “獨, 우크라정책 한계 설정”
독일 베를린 경찰 당국이 8일(현지시간) 시민이 들고 있던 대형 우크라이나 국기를 압수해 눈총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연대의 뜻을 보내려는 움직임을 공권력이 방해하는 것으로 풀이돼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베를린 경찰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날로 다수의 유럽 국가가 기념하는 이날 소련전쟁기념관 앞에 모인 친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대형 우크라이나 국기를 압수했다. 이 국기를 준비한 올렉산드르 스니달로프는 “많은 사람들이 파시즘과 나치즘을 저지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깃발이고, 여기에 있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베를린 상원은 앞서 지난 6일 친 러시아 시민과 친 우크라이나 시민이 전승 기념일에 충돌할 것을 우려해 전쟁기념관 인근 등에서 두 나라 국기를 보이는 것과 군악을 연주하는 걸 금지했다.
경찰은 친 러시아 시위대가 부착하고 있는 러시아군을 상징하는 성 조지 리본도 제거하라고 했다고 WP는 전했다.
베를린 경찰로선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측을 똑같이 취급한 것이다. 그러나 베를린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우호적인 독일 사회민주당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혐오하는 좌파, 녹색당의 극좌파 연합이 통치하고 있어 정치적 고려에 따라 우크라이나 국기를 금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드리 멜닉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소련전쟁기념관에 헌화하러 갔다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친 러시아 시민들에게 “멜닉 아웃”, “나치 아웃”이라는 야유를 받은 것이다.
멜닉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독일 정부의 대응을 비판해왔다고 WP는 설명했다. 멜닉 대사는 헌화를 마친 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사망한 수백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은 여기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베를린 경찰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금지한 건 불미스러운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WP는 600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소련군의 일원으로 나치 독일과 싸웠다고 부연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평화로운 시위대로부터 우크라이나 국기를 빼앗는 건 깃발을 들고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유럽과 독일을 지키는 모든 사람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방송 연설에서 “푸틴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고 깊이 확신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숄츠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계속 보낼 것이지만 독일은 그 과정에서 자국의 안보를 희생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며 우크라이나 정책에 한계를 설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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