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 경남으로 낙점
연구기관 관계자들 ‘대전·세종’ 밀며 반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이번주 중 국정비전 및 110개 과제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우주산업 육성과 항공우주청 설립을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인수위에 따르면 새 정부 국정과제는 오는 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한 뒤 발표할 계획이다.
국정과제에는 항공우주청 설립 등을 포함한 한국의 우주산업 육성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전날인 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분야 주요기업 임원진과 연구진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인수위는 방산·우주항공 산업을 6대 ‘미래 먹거리’로 제시하고 키우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각국의 우주산업 급성장에 한국이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항공우주산업을 집중 육성할 전담 기관 설립 및 민관 협력 강화를 통한 산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3조8931억원(2019년) 규모로 전 세계 우주산업 규모인 3710억달러(약 423조원, 2020년)의 1%(0.92%)에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의하면 글로벌 우주산업은 오는 2040년까지 1조1000억달러(약 1389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7대 우주강국 도약’을 공약으로 내걸며 항공우주청 설립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항공우주청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위사업청, 항공우주연구원 등 각 부처별로 흩어진 우주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 조직이다.
이에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는 경상남도 정책과제로 ‘항공우주청 설립·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발표했다.
안철수 위원장도 간담회 자리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경남지역 공약과제인 우주산업 클러스터, 항공우주청 설립 등에 대한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항공우주청 유치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다. 지역 정책과제 발표 직후 과학계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들은 이에 반발하며 연구소와 기관이 밀집해 있는 대전·세종지역 유치를 주장했다. 대전시 역시 우주산업 연구기관 34개 중 13개가 대전에 있고 관계 정부부처가 세종에 있다며 반발했다. 경상남도는 KAI를 비롯, 154개 항공우주기업 중 95개가 위치해 생산의 중심지라는 입장이다. 다만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민-관 협력을 강조하고 있어 산업계와의 연계가 중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73개 항공우주기업이 지난 3월 경남 유치를 인수위에 요청한 것도 이같은 결정의 배경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역협회는 보고서에서 “민간기업의 역량을 활용하고 경제성 확보 및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통해 우리나라 우주산업 생태계를 마련하고 지속가능성을 제고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우주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는 등 정부와 민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