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석 ‘위미트’ 대표의 에코비즈
안대표 컨설팅펌 뛰쳐나와 창업
“고기 대체가 우리 목표 아냐…
긍정주의자에 보다 많은 선택지”
“고기가 먹고싶은 게 아니라, 고기로 만들어왔던 음식이 가져다준 경험을 즐기고 싶은 것 아닐까요? 닭을 먹고 싶은 게 아니라, ‘치맥’을 먹고 싶은 것처럼요.”
식물성 고기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 위미트의 안현석 대표의 시선은 독특하다. 흔히 식물성 고기를 대체육이라고 부르는데, 그는 “‘육(肉)’을 대체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긋는다. 단순히 고기를 대체하기보다는, 고기 없이는 늘 뭔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졌던 그간의 ‘식문화’를 바꿔내는 것이 그의 목표다.
안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사실 우리가 어떤 요리를 고를 때, 반드시 고기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저 우리가 맛있게 즐겨왔던 요리였는데, 그 요리에 고기가 들어가 있었을 뿐”이라며 “고기 재료를 선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서, 그런 즐거움 자체가 박탈된다는 것이 모순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위미트는 설립 1년여밖에 안 된 초기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컨설팅펌에서 뛰쳐나와 창업을 꿈꾸던 안 대표가 미국에서 공부하던 중 채식 문화에 눈을 뜨고, 이후 무턱대고 집 주방에서 대체육 원료를 만들어보던 것이 위미트의 시작이었다. 현재는 10명 이상의 동료가 모였으며, 프라이드 치킨 제품과 꿔바로우, 깐풍기, 마살라(인도 요리) 등 제품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안 대표는 식물성 고기가 기존 전통육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을 경계한다. 오히려 식물성 고기와 기존 전통육 산업이 서로의 발전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본다. 안 대표는 “현재 축산 업계의 경쟁은 누가 더 높은 효율성으로,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공급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같은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축산업자들도 알고 있다. 점점 더 많은 대안이 생겨 외부에서 충격을 준다면, 축산업도 조금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진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물성 고기를 꼭 육식의 반대말인 채식의 관점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본질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식재료의 종류를 확장시키는 것”이라며 “왠지 맛없고 배도 안 찰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채식’이라는 틀보다는, 보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대안적 음식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했다.
환경 때문에 채식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너 혼자 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깎아내리는 경우가 많다.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은 안 대표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식물성 고기에 매달리는 것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이들에게 기회는 충분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안 대표는 “세상이 실제로 바뀌든 말든, 내가 0.00001%라도 기여하면 뿌듯하지 않겠나”라며 “우리 일의 궁극적인 방향은 고기 없이도 미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긍정주의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
hum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