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출범 한 달, 2차 국정과제 보고

서민들 ‘물가상승·빚부담’ 이중고

尹 당선인 민생안정 강조

재정·통화정책 균형 이뤄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내 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내 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출범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시급히 다뤄야 할 경제 현안으로 물가와 금리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난제에 맞닥뜨렸다. 지난 5년 간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가계 등의 대출 규모가 50% 급증하면서 금리인상으로 인한 빚 부담과 물가상승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인수위에 따르면 18일 경제1·2분과를 비롯한 각 분과는 2차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이날 전체회의에서 보고를 마쳤다. 소상공인 지원 등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핵심 공약으로 내걸은 과제인만큼 최근 물가상승·금리인상 등 경제상황과 맞물려 개인 영세사업자, 중소기업을 비롯한 취약차주 금융부담 경감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기업 은행 대출잔고는 908조9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17년 3월 600조5000억원에 비해 308조4000억원(51.5%)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대출도 265조9000억원에서 430조7000억원으로 62.0%(164조8000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 규모는 713조9000억원에서 1059조원으로 345조1000억원(48.5%) 늘었다. 가계대출의 8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 규모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출금리가 7%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이른바 ‘영끌족’의 이자부담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급증 속에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4.1%로 10년 3개월 만에 4%대 상승률을 보였다. 한은은 총재 부재에도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물가상승 저지에 총력을 다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불가피한 인상이지만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에 불씨를 당겼다.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더불어 경기침체 우려도 함께 나와 확장재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물가상승 우려도 있고 긴축 기조인 금리인상과도 배치된다. 지난 5년 간 국가부채도 크게 늘어나 금리인상기 국채발행을 포함해 정부가 빚을 내는 것조차 부담이다.

내달 출범하는 새 정부는 당장 이같은 복잡한 경제 현안을 떠안게 됐다. 인수위 차원에서도 대응방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인수위는 경제1분과를 중심으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한국은행과 긴급 간담회를 열어 물가상승 등 대내외 금융시장을 점검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취약차주 현황 점검에 나섰다. 윤석열 당선인이 “물가가 심상찮다. 금리상승 기조 속 취약계층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민생안정을 위한 종합적인 경제 대책 마련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소상공인 지원 방안으로 현금뿐만 아니라 대출, 세액공제 등 다양한 손실보상 방안을 언급했다. 인수위의 요청으로 금융위는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9월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단기 미봉책에 불과하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연합]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연합]

한은은 당분간 물가안정·부채확대 제어를 위해 매파적 기조를 가져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2차례 2%대 금리 인상을 내다보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도 금리인상 기조에 동의했다. 다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율’을 언급하며 정책 믹스(mix)를 강조했다.

안철수 위원장도 “경제정책과 재정정책의 균형적인 조율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새 정부와 한은의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손실보상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당장 필요한 것은 정책을 통한 취약계층의 빚 부담 완화다.

한 기업인은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인수위에 전달한 제언집에서 “각종 대출을 일으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지만 상환압박 부담이 너무 크다”며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율을 낮춰줬으면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