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 중 하나는 부동산정책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지나치게 규제한 것이 문제 중 하나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출 규제를 대거 완화하겠다고 했으나 문재인 정부는 현재의 대출 규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를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실수요자 아닌 자들이 대출을 활용해 투기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는 실수요의 개념을 실거주로 좁게 해석하는 데에 따른 오판이다. 갭투자는 다음에 거주할 집을 조기에 확보하고자 하는 실수요자에게도 필요한 것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사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전 과정에 대출이 활용된다. 부동산 개발을 하는 경우 토지 확보 리스크, 인허가 리스크, 분양 리스크가 있으므로 자기 자본만으로 개발사업을 준비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 과정을 일반화하면 토지 확보를 위해 토지주와 계약을 하는 경우 계약금 지급만으로 토지를 확보하고 잔금은 대출로 지급한다. 토지주가 소유권 이전 단계에서도 공동사업약정을 해주는 형태로 허가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경우라면 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목적 대출)으로 바로 나아갈 수도 있고,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라면 브리지대출(Bridge loan·일시적 자금 확보를 위한 대출)을 활용하게 되지만 어찌 됐든 모두 대출을 활용하지, 결코 자기 돈으로 토지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토지를 매수하는 경우 매도인은 소유권 이전과 토지 인도 의무 이행과 동시에 시행사로부터 잔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 원칙이나 매매계약 당시에는 PF대출이 토지 인도 시에 맞춰 정확히 나올지 장담을 할 수 없으므로 토지 인도 완료 시로부터 한두 달 안에만 잔금을 지급하면 되는 것으로 정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토지 인도 전에 미리 PF 대출을 받아놓으면 착공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대출 이자를 부담하기 때문에 잔금 지급기일을 여유 있게 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후 대출이 나오면 토지 잔금은 물론이거니와 나머지 사업의 진행에 필요한 돈 일체를 대출금으로 지급한다. 그리고 준공 이전에 분양에 나아가 분양계약에 따른 대금을 받으면 대출을 일부 갚거나 시공사에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등으로 돈을 정리한다. 이때도 결국은 모두 남의 돈으로 시행이 계속 진행되는 것인 셈이다. 즉 부동산 시행사업의 경우 그 시작부터 분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대출을 활용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수분양자가 주택을 구입할 때는 대출을 크게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현 정부의 정책이다. 실수요자 아닌 자가 대출을 활용해 다수의 집을 구매하는 등의 투기 행태를 막겠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현 정부에서 계속된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해 이제는 분양대행사가 분양계약서에 정해진 대금으로 분양을 하지 않고 물량을 다 묶은 뒤에 값을 더 올려 파는 경우마저 생겨 수분양자에게 대출 규제를 하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부동산 개발 전 과정에 대출이 활용되는 것이 상식인데 유독 수분양자만 대출을 활용하기 어려운 현실이 개탄스럽다.
김연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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