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대진표 확정 후 4번의 변곡점

11월 尹 약진기 ‘컨벤션 효과’…파죽의 40%

12월말~1월초, 김건희 ‘허위이력’ 논란으로 하락

설 연휴기간 李부인 김혜경 ‘법카·황제의전’ 논란

3월 3일 새벽…尹·安 단일화로 또 한번 ‘혼전’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서 공동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서 공동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20대 대통령 본선 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는 ‘깜깜이’기간에 확정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선거 판세 예측을 더 어렵게 한다. 유력 두 정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된 후 100여일간 지지율은 크게 네 번의 변곡점을 맞았다. 뒤집고 뒤집히기 일쑤였다. 추이를 분석하면 9일 본선에서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초박빙’ 대선이다.

[한국갤럽 자체 여론조사]
[한국갤럽 자체 여론조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대진표가 확정된 뒤 처음으로 웃은 쪽은 윤 후보였다.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5일 국민의힘 경선에서 대선후보가 된 뒤 지지율 40%를 단숨에 뛰어넘었다. 이 후보가 앞서 10월 초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에도 누리지 못했던 확실한 ‘컨벤션 효과’였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현직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해 국민의힘 측에 건넸다는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졌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 고공 행진은 계속됐다.

특히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다 결국 검찰총장직 옷을 벗으면서 문재인 정부에 분노한 ‘정권교체 여론’은 윤 후보 지지세로 빠르게 전환됐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후 기록한 지지율 40%는 다자구도에선 ‘당선 안정권’으로 여겨지는 숫자이기도 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정권교체 여론은 50~60%를 넘나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대전시 KB국민은행 둔산갤러리아지점 앞에서 열린 '위대한 대전시민의 현명한 선택!! 이재명입니다!' 대전 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대전시 KB국민은행 둔산갤러리아지점 앞에서 열린 '위대한 대전시민의 현명한 선택!! 이재명입니다!' 대전 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윤 후보의 지지율 고공 행진은 이 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대장동 사태’로 발목이 잡혀 있었던 점과도 무관치 않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김만배 전 기자 등이 수천억대의 부당 이득을 거둬들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 후보의 유능함을 내세운 ‘이재명은 합니다’는 슬로건도 빛이 바랬다. 정치권력과 건설업자가 부동산 뒷거래를 다룬 영화 ‘아수라’가 다시 정치권에 회자된 것 역시 이 후보에 불리했다.

이 후보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휴가 때 볼 영화로 ‘아수라’와 ‘말죽거리 잔혹사’ 두 가지 중 하나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 ‘아수라가 좀 더 취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말죽거리 잔혹사’는 이 후보와 사적으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한 여배우가 출연한 영화다.

또 한 번의 변곡점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초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과거 직장을 구할 때 대학 측에 써냈던 이력 가운데 10여곳이 넘는 곳에서 허위 이력이 확인됐다는 추가 확인 보도들이 쏟아졌고, 김씨는 일부 언론과 직접 통화하면서 허위 이력에 대해 일부 ‘시인’하는 취지의 발언이 그대로 녹음돼 방송을 탔다. 김씨의 허위 이력 논란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수사 지휘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표창장 발급 논란과 비견되며 ‘측근에 관대하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자 윤 후보 측은 김씨가 직접 사과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고, 김씨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았고, 사과문 역시 남편에 대한 미안함을 언급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반쪽 사과’였다는 논란을 남겼다.

그 와중에 윤 후보는 이준석 당대표와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관련해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초 이미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뒤 ‘울산 회동’으로 봉합된 듯 보였으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윤핵관’을 잘라내는 선대위 개편을 시도하자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을 잘라냈다. 여기에 이 대표까지 김 위원장 측을 엄호하며 윤석열 캠프 내홍은 극에 달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김씨의 사과(12월 26일)와 이 대표와의 갈등을 극적으로 봉합하고 다시 지지율을 만회해 상승세를 탔다.

윤 후보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자 그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측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였다. 안 후보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초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10%대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윤 후보에게 실망한 지지율을 흡수했다. 파죽의 지지율 상승세를 기록했던 안 후보는 대선 완주 안정 지지율로 평가되는 15%를 넘어서기도 했다. 본선에서 지지율 15% 이상을 확보할 경우 선거비용이 100% 보전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

‘설 연휴’는 또 한 번의 변곡점이었다. 정치권에선 전국의 민심이 한 번 뒤섞이는 올해 설을 기점으로 대선후보 유불리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했다. 윤 후보는 당선 가능 지지율 안착을, 이 후보는 추격의 발판 계기를 설 연휴로 잡았다. 문제는 설 연휴기간 불거진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용 및 황제 의전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김씨는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법인카드 쪼개기 사용, 과잉 의전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급전 직하했다. 조사에 따라 4~5%가량 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조사도 나왔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각종 처가 논란과 주가 조작 논란 등으로 인해 대외활동을 하지 못했던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는 함께 선거운동을 한다는 점이었는데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은 이 같은 이 후보의 우위점을 상쇄시켰다. 결국 이낙연 전 총리가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부임한 당일 이 후보 부인 김씨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다만 김씨는 ‘어떤 부분이 문제였냐’는 질문에는 “수사와 감사가 진행 중”이라고만 답해 ‘반쪽 사과’라는 뒷맛을 남겼다.

이후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인 지난 3월 2일 전까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조사들이 쏟아졌다. 2월 중순부터 선거유세와 함께 TV토론이 시작됐고 토론 때마다 여야 각 후보 진영은 ‘우리 후보가 더 잘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정권교체 여론은 50~60%를 오갔고 이 후보의 지지율과 윤 후보의 지지율은 조사마다 오차범위 안팎을 오가면서 혼전 양상이 펼쳐졌다.

여론조사 공표가 가능했던 마지막 조사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이란 결과들이 나왔다. 마지막 관건은 윤·안 후보의 단일화가 윤 후보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다.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없는 기간에 부동층은 선거 막바지 불거진 ‘김만배 녹취록’과 이 후보가 대법원에 ‘구명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담긴 의혹 보도로 다시 한 차례 변곡점을 맞았다. 다만 선거일 코앞에서 터진 이슈가 대선 결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계량이 불가능하다. 대선은 내일이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