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팀원이 없어 혼자서 3인분몫 합니다.” 백화점 상품기획자(MD)로 근무하는 이모(29) 씨. 최근 같은 팀원 2명이 연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서 이씨는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확진자 동료들을 대신에 업무를 떠안았기 때문. 업무특성상 대면회의가 많아 피로도도 쌓이고 있다. 이씨는 “소속 지점에서 현재 확진자가 5명 발생했는데 업무 강도가 올라간 게 느껴진다”며 “제발 동료들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 지난 3일 서울 강서구의 한 전자제품 서비스센터. 입구에 있는 직원이 손님들에게 “오늘은 노트북 수리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이곳은 노트북 수리 담당직원 3명이 모두 코로나19에 확진됐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인력 공백’을 실감하는 3월이다.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을 돌파하면서 직장, 서비스센터처럼 사회 곳곳에서 인력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의료센터나 경찰·소방관 등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인력의 확진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야말로 확진자와 공존해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까지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각종 산업에서 일손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1월 미국에서 2500편 이상의 항공기가 운항을 취소했고, 전 세계 4100편의 항공기가 취소됐다. 영국에서는 선생님이 부족해 은퇴한 선생님을 복귀시켜 일손을 늘리기도 했다.
아직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지 않은 우리 사회는 다른 나라보다 인력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전망치가 조금씩 다르지만 대선 이후인 이달 중순에는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3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제는 대응이다. 곳곳에서 발생하는 일손 부족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보이지 않는다. 일단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몇몇 직원을 ‘갈아넣어 견디는’ 식이다. 앞서 언급한 이씨는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던 기업이다 보니 지금처럼 결근자 많으면 남은 사람이 너무 힘들다”며 “이런 회사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집단 번아웃이 발생하는 산업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직원이 아프거나 지쳐 회사를 떠나갈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1월 초 880만명에 이르는 미국 근로자가 병가를 내거나 가족이 아파 결근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재난 상황에서 연대정신이다. 누군가의 공백을 고스란히 다른 누군가의 짐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짊어져야 할 문제로 만들자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정부도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한 인력 공백 해법을 내놔야 한다. 지나치게 초과근무를 하는 직원을 보호하는 등 비확진자가 업무상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게 살피는 일도 필요하다. 코로나가 우리나라를 삼켜버리기 전에 말이다. 8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는 지난주 대비 6만여 명 증가한 20만2721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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