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대위 총괄사령탑' 이낙연 전 대표

전국 방방곡곡 돌며 이재명 후보 지원 유세

중도층 소구력 강한 'NY표 메시지' 효과 기대

“그래도 이재명, 그래도 민주당”…전국 누비는 이낙연의 진심 [정치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울산시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구원투수'이자 '총사령탑'으로 캠프에 합류한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연일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기간 돌입 이후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인천, 울산 등 전국 광역시는 물론 경기, 호남, 영남, 강원, 제주 등 이 후보가 아직 방문하지 못한 지역까지 곳곳을 돌며 강행군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당 내에선 이 위원장의 열정이 친문·호남 표심 결집뿐 아니라 중도·부동층 '스윙보터'에 소구하는 특유의 메시지를 통해 막판 큰 효과를 발휘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과는 다른 컬러로 중도·부동층 소구 메시지 = 이 위원장은 실제 이재명 후보와는 결이 다른 컬러의 메시지로 중도·부동층 표심에 호소하는 유세를 한다고 평가된다.

한층 엄중하고도 낮은 자세로 "그래도 민주당, 그래도 이재명"을 외치는 겸손한 태도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발신한다.

이 위원장이 소구하는 중도·부동층은 '탄핵정치연합'으로 촛불을 들었으나 민주당에 실망해 이탈한 탈(脫)진보층도 아우른다.

그의 유세에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도모하는 듯한 메시지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로지 '민주당이 잘못한 일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재명과 민주당이 윤석열과 국민의힘보다는 더 잘하지 않겠느냐'는 담담한 진정성을 채운 메시지 위주다.

그는 지난 3일 충북 청주 유세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제 이름 불러주셔서 반갑긴 한데, 오늘의 주인공은 이낙연이 아니라 (이재명)"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후보와 함께하는 동행 유세가 아닌 만큼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인기'를 잠시 즐길 법도 하지만, 지체없이 "이재명"을 꺼내들고, 그 이유를 조목조목 차분하게 설명한 것이다.

▶코로나·서민·평화·안보·민주주의 …"민주당과 이재명이 더 낫다" = 이 위원장의 최근 유세 메시지는 ▷코로나19 방역 ▷서민·중산층 보호 ▷평화 ▷안보 ▷민주주의 등 5개 키워드로 통상 구성된다.

먼저 코로나 방역 경험이 있는 것이 민주당 정부이고, 방역 행정을 해본 후보 역시 경기도지사 출신의 이재명 후보라는 설명이다.

반면,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코로나 방역을 틈만 나면 흔들어댔던 사람들"이라고 엄중하게 꾸짖는다.

그 다음으로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서민과 중산층을 조금이라도 더 생각하고 지원해온 정당이 어디냐는 질문이 이어진다.

특히 최근 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이끌며 자영업·소상공인에 1인당 300만원씩 지급한 것을 언급해 '실적'으로 파고든다.

세 번째 키워드는 '평화'다.

한반도 분단 이래 '남북정상회담'이 단 5차례 있었는데, 오로지 민주당 정부 때만 있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민의힘을 두고는 "평화를 만들 경험도 없고 실력도 없고, 그런 철학도 부족할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믿는다"고 직격한다.

평화에 이어서 '안보'를 주제로 한 연설이 이어진다.

안보 역시 민주당이 잘 해낸 경험과 실력을 갖췄다며, 김대중(DJ) 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등 화해무드 속에서도 북한 도발 시 단호하게 응징한다는 원칙 아래 두 차례 연평해전을 모두 압승했다는 것을 근거로 꺼내든다.

이 위원장 연설의 마지막 키워드는 바로 '민주주의'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해 발표하는 자료를 토대로 "대한민국이 1년만에 7단계가 더 올라 세계 16위, 아시아 1위의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고 역설한다.

그는 "민주주의가 발달하면 별로 못 느끼는데 갑자기 후퇴하면 불편하게 느껴진다. 마치 아파트 이사하는 것하고 비슷하다"며 "좁은 평수에서 넓은 평수로 가면 아무렇지 않지만, 넓은 평수에서 좁은 평수로 가면 모든 것이 불편해지는 것하고 똑같다"는 비유를 든다.

▶'중도층 눈살 찌푸리는 실언 줄이라' 엄중 경고, 군기 단속 = 이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라"며 소속 의원, 선대위 인사들에게 엄중 경고 하기도 했다.

중도층은 실수·실언 한 마디에도 민감한 만큼, 선대위가 지지층만을 바라본 과도한 발언 등을 자제해야 한다는 엄포였다.

이 위원장 합류 후에도 몇몇 캠프 인사들의 설화가 빚어지긴 했지만, 의원들이나 원외 인사들 모두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말조심'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그는 지난달 10일 후보직속 특임본부장-조직본부 간담회에서도 "선거는 한 분이라도 더 많은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는 경쟁"이라며 "국민의 마음을 얻는 일은 어렵고 또 어렵다"고 겸손한 자세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거의 본능적으로 짚어내시는 것은 정치인이나 정치집단의 오만과 무능"이라며 "국민의 그런 안테나에 한 번 잡히면 빠져나오기가 몹시 어렵다. 우리는 겸손하고 유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들에게 보다 낮은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