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부동산원 전국 주택가격동향 발표
전국 매매·전세·월세가격 상승폭 축소
서울서 노원·은평·성북구 등 하락 전환
“매수심리·거래활동 위축세 계속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국의 집값 상승폭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으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은 월간 기준으로 각각 1년 8개월, 2년 5개월 만에 상승을 멈췄다.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집값 고점 피로감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 확산하며 거래가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1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연립·단독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0% 올랐으나, 오름폭은 지난해 12월(0.29%)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전국 집값은 지난해 8월 0.96% 올라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5개월 연속으로 상승폭을 축소했다.
수도권은 지난해 6월부터 5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이후 오름폭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0.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울(0.26→0.04%)과 경기(0.34→0.05%), 인천(0.49→0.12%)이 모두 전달보다 오름폭을 크게 줄였다.
부동산원은 “정비사업·개발 호재가 있거나 정주환경이 양호한 지역에선 일부 상승세가 나타났으나, 글로벌 통화긴축 우려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증가로 매수심리와 거래활동 위축세가 지속되면서 수도권 전체의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고 했다.
서울에선 노원구(-0.08%), 은평구(-0.05%), 성북구(-0.04%), 중구·서대문구(-0.02%), 종로구(-0.01%) 등이 하락 전환했다. 중저가 단지에서 매물이 적체되고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으로 거래되면서 이들 지역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부동산원은 설명했다.
지방의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25%에서 1월 0.14%로 줄어들었다. 대전은 0.08% 내려 2018년 6월 이후 3년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대구(-0.22%)와 세종(-0.78%)은 각각 2개월,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아파트값만 보면 상승폭 축소는 더 두드러진다. 서울은 지난달 보합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을 멈춘 건 2020년 5월 하락세(-0.20%)를 나타낸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경기는 0.01% 오르면서 사실상 보합권에 다가섰다.
5대 광역시도 2년 5개월 만에 상승장을 마감하고 보합으로 내려앉았다. 대전(-0.15%)이 하락 전환했고, 대구(-0.34%)가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세종(-0.99%)도 8개월 연속 하락세가 계속됐다.
전세시장도 안정 흐름을 이어갔다. 전국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지난해 12월 0.25%에서 1월 0.07%로 오름폭이 줄었다. 경기(0.24→-0.01%)가 하락 전환했고, 서울(0.24→0.04%)과 인천(0.33→0.03%)이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 대전(-0.21%)의 전셋값도 상승을 멈췄다.
전셋값 급등과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한 가운데 월세가격도 전월보다 하락했다. 월세 물건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 상승도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은 지난해 12월 0.22%에서 지난달 0.16%로 상승폭이 줄었다. 전국 아파트 월세가격도 이 기간 0.31%에서 0.22%로 축소됐다. 주택종합 월세가격 기준으로 서울(0.18→0.11%), 경기(0.25→0.20%), 인천(0.32→0.26%), 지방(0.21→0.13%) 등이 일제히 오름폭을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