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경영계 현안 강조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인 홀대”
타임오프제·재정건전성도 쓴소리
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노동 관련 법안을 현재 노사 관계의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기업인에 대한 홀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10일 오전 서울 대흥동 경총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대 상황과 맞지 않는 노동법을 고쳐 노동개혁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우리나라 노동법은 1953년에 개정된 뒤 큰 손질 없이 지금까지 유지됐다”면서 “당시에는 노조가 취약하고 사용자의 영향력이 클 때라서 노조를 보호하는 게 중점을 뒀지만, 지금은 노조 힘이 그때보다 더 커졌으니 형평에 맞는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용 유연성 순위는 141개국 중 130위에 그친다”며 “고용형태가 다양한 데 한 가지로 정규직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문제에 대해서도 게임 개발사를 예로 들며 “개별 기업 사정과 산업형태에 따라 근로시간에 유연성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는 “(법 적용 가능성이 큰) 건설사 사장을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상황”이라며 “기업인을 처벌해서 사고를 예방해보겠다는 생각인데 이는 기업인을 홀대하고 경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와 성남시 판교 신축 공사 추락사고 등으로 이미 중대재해법 1·2호 수사가 시작되면서 산업계에서는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 대한 형사처벌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그는 산업현장의 법치주의 확립도 강조했다. “과격한 농성을 하면 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처벌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조에 선진국 산업현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같이 보러가자”고 제안했다. 손 회장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전원회의를 통해서도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 한도 조정 논의에 결론을 내지 못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아울러 그는 재정 건전성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 공공기관 부채를 합치면 48.9%로 선진국보다 낮지만, 고령화 추세에 맞춰 재정 건전성을 생각해가며 지출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초과 세수가 50조원 이상 생겼는데 기업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서는 법인세와 상속세 등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어 “코로나19 사태 초기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부진한 점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우리 정부가 대응해서 지금까지 왔으니 괜찮다고 본다”며 “내수는 확장하지 못했지만, 수출 부분에서 성과를 낸 것은 상당히 잘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현존하는 규제를 줄여야 한다"며 "노사 제도를 선진화해 기업이 더 긍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경총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통합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그는 “경제단체가 2개가 있을 필요가 있는가”라며 “둘이 힘을 합치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우리나라도 비전을 제시하는 연구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총은 이달 22일 이사회와 총회를 열어 회장 선출을 논의할 예정이다. 손 회장은 이달 임기가 종료된다. 2018년 경총 회장에 취임한 손 회장은 2020년 연임에 성공했고, 올해도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