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서울시에 도곡우성 정비계획 결정 요청
이르면 다음달 도계위서 심의 진행할 듯
도곡삼호·도곡삼익 이어 재건축사업 본격화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강남구 도곡1동 ‘도곡우성’아파트가 정비구역 지정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서울시가 강남을 포함한 전역에서 정비사업 인허가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큰 수정 사항이 없는 한 재건축사업의 첫 관문인 정비구역 지정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최근 서울시에 도곡우성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3월 정비구역 지정안이 접수된 후 10개월여 만이다.
강남구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관련부서 협의와 주민공람·공고, 구의회 의견 청취 등을 마쳤고 공람 의견은 계획안에 반영했다. 이르면 다음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진행할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치고 시 주관 부서에 정비계획 결정 요청을 했다”며 “다음달 이후 열리는 도계위에 상정되면 심의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되면 조합 설립 등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단지 바로 옆에 학교가 있어 향후 교육환경 영향평가 등의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86년 준공된 도곡우성은 15층짜리 아파트 2개동, 총 390가구 규모로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양재역과 가깝다. 언주초, 운성중, 은광여고 등과 인접해 있는 단지로 지난해 초 단지명을 ‘역삼우성’에서 ‘도곡우성’으로 바꿨다. 재건축을 통해 577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재탄생하면 도곡1동 내에선 두 번째로 큰 단지가 된다. 이 일대엔 역삼럭키(1094가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500가구 미만의 소규모 아파트다.
도곡1동에선 도곡우성과 함께 도곡삼호, 도곡삼익 등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도곡삼호로, 현재 사업시행 인가까지 받았다. 현재 12층짜리 2개동 총 144가구 규모의 단지가 지하 3층~지상 18층 4개동 총 308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았다.
도곡삼익(247가구)은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2003년 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진행이 지지부진했으나 지난해 총회를 열고 위원장을 새로 선정하는 등 최근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 재건축 연한을 넘긴 도곡한신(421가구) 등에서도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 일대 아파트값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곡삼익 전용면적 104㎡는 지난해 12월 21억1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그보다 두 달 앞선 10월에는 전용 153㎡가 10개월 만에 7억원 오른 27억9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되기도 했다.
도곡우성은 지난해 7월 전용 76㎡가 19억5000만원, 그 다음달인 8월 전용 84㎡가 21억원에 각각 손바뀜된 이후 거래가 끊겼다. 최근 들어 매물이 하나 둘 나오고 있지만 호가는 22억5000만~23억원 선까지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