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대상으로 ‘무급휴직 동의서’ 받아

정부 선별지원 예상에도 예산 부족 ‘불안’

국제선 여객 96.4%↓…국내선 경쟁과열

“고용지원금 끊기면 더 막막”…항공사 구조조정 한파 오나 [비즈360]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입국자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항공업계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득세하며 항공 수요 회복이 불확실한 가운데 당장 3월부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마저 끊기기 때문이다. 대규모 무급휴직에 이어 구조조정 한파까지 몰아닥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고용유지지원금 중단에 앞서 직원들에게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고 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3월부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만료되기 때문에 한 달 전인 2월 초까지는 고용노동부에 무급휴직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설 연휴도 있어 동의서를 받는 업무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휴업·휴직 수당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이다. 경영 상황이 어렵더라도 인원 감축 대신 고용 유지를 장려하고자 마련됐다.

이에 현재 휴직 중인 LCC 직원들도 평균 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 수당을 받아 왔다. 당초 지원금은 1년에 최대 6개월까지 지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두 차례 지원이 연장됐다. 하지만 2020년 3월부터 항공 업계의 휴직이 시작돼 3년 째에 접어든 올해 3월부터는 원칙적으로 고용유지 지원이 제한된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9조 2항은 ‘3년 이상 연속해 같은 달에 고용유지 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당 달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용보험기금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지만, 전대미문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항공업계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LCC 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운항 중단이 2년 가까이 이어지며, 직원들의 휴직과 휴업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금마저 끊길 경우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항공 화물 등으로 수익을 내면서 유급 휴직을 이어가는 대형항공사(FSC)와 대비된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제외한 모든 LCC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제주항공이 2473억원, 진에어는 1533억원, 에어부산이 1479억원, 티웨이항공이 1186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국제선 여객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보다 96.4% 감소한 320만9364명에 그쳤다. 국내선 여객수는 3338만3740명으로 2019년(3338만6561)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경쟁 과열로 수익성이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선별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한다. 다만 올해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은 지난해의 3분의 1로 줄어든 상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 재원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항공사들의 경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피해가 큰 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금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도 우려지만, 당장 주느냐 주지 않느냐의 문제”라며 “지원금이 끊겼다는 것은 정부의 관심이 사라졌다는 의미라 지속적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용지원금 끊기면 더 막막”…항공사 구조조정 한파 오나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