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4주 연속 아파트 ‘팔자>사자’
광주 제외한 5대광역시 모두 팔자 우위
서울 전 지역서 매매수급지수 하락세
서울·경기서 집값 하락지역 속속 추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국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점점 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초강력 대출 규제, 금리 인상에 더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매수세 실종→거래절벽→매물적체’ 흐름이 굳어지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6.1로, 지난주(96.8)보다 0.7포인트 내렸다. 12월 첫째 주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간 이후 4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에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미만이라는 것은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5로 전주보다 0.4포인트 하락, 7주 연속으로 100 아래서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 지수는 2019년 9월 16일(93.0)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5개 권역인 서남권(94.9), 동남권(94.0), 동북권(93.2), 서북권(90.8), 도심권(90.6) 지수가 일제히 전주보다 하락했다.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를 팔겠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는 94.0으로 5주 연속 매도세가 더 강했다. 지난주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던 인천은 이번 주 99.2로 전주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5대 광역시 중에서는 광주(102.0)를 제외한 전 지역(부산 96.3, 대구 86.4, 대전 96.1, 울산 95.9)이 기준선 아래 머물렀다. 세종은 78.5로, 2015년 3월 9일(76.3)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시장에선 초강력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가 약화한 상황에서 최근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세제 완화 공약 등으로 관망하는 수요가 더 늘며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도세를 줄이려는 일시적 2주택자나 사정상 반드시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의 급매물이 집값을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이번 주 서울에서는 강북(-0.02%)·도봉구(-0.01%)가 하락 전환했고, 은평구(-0.02%)가 전주에 이어 내림세를 이어갔다. 금천·관악구(0.00%)는 각각 2주, 3주 연속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올 들어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경기권에서도 시흥(-0.04%), 성남 수정구(-0.02%), 광명·안양 동안구(-0.01%) 등 집값 하락지역이 속속 등장했다.
전세시장에서도 냉기가 감돌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8.7로 지난주(99.4)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서울(95.7)을 비롯한 경기(96.5)는 세입자 우위가 뚜렷해졌고, 인천(100.1)은 기준선에 턱걸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