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토 식단, 전 세계적인 유행 이끌어
악명 높지만 탄수화물 줄이려는 다이어터들에게 인기 유지
흰 밀가루는 건강한 대체 밀가루로 전환
아몬드가루가 대표적
견과류나 통곡물 등 다양한 대체품도 주목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최악의 식단”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국내에서도 열풍을 몰고왔던 케토 다이어트(keto diet)는 지난해 미국 US뉴스앤월드리포트(U.S. News and World Report)가 꼽은 식단 순위에서 이러한 성적표를 받았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인 케토 식이요법은 장기적인 건강 점수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따라하기도 쉽지 않다. 일상에서 탄수화물을 제외하고 먹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케토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를 하루 50g 미만으로 제한한다.
악명이 높은 식단임에도 불구하고 케토는 전 세계적인 유행을 이끌었다. 살을 빼려면 탄수화물을 제한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완벽한 케토 식단은 아니더라도 평소에 이러한 메뉴를 추구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케토’ 라벨을 붙인 식음료의 신제품 출시는 전년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탄수화물을 대신하는 대체품도 소비자 눈에 띄기 시작했다. 특히 체중감량시 가장 피해야 하는 대상으로 손꼽히는 흰 밀가루는 케토 유행에 따라 대체 밀가루로 전환되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케토 식단과 함께 글로벌 푸드 트렌드 역시 대체 밀가루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글루텐(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이 없는 ‘글루텐 프리(Gluten-Free)’나 식물성 기반 식품, 클린 라벨 등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대체 밀가루들은 흰 밀가루보다 건강에 좋은 영양성분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또한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MZ 세대(밀레니엄+Z세대·1980~2000년대생)의 요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
가장 부상한 대체 밀가루는 견과류 가루들이다. 대표적으로 아몬드 가루를 들 수 있다. 수분 함량을 줄이거나 온도 조절 등을 통해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부터 바삭함까지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김민정 캘리포니아 아몬드협회 한국지사 이사는 “키토 식이요법을 실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지방 식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활용도가 높은 아몬드가루 또한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몬드 외에도 피스타치오 가루나 헤이즐넛 가루, 캐슈넛 가루 역시 베이커리 시장에서 쿠키나 디저트류 등에 활용되고 있다. 고소한 맛을 전하면서 불포화지방산과 항산화제 등 풍부한 영양소까지 제공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팬케이크에는 아몬드가루, 약간의 씹는 맛이 필요한 경우에는 호두 가루를 사용하는 등 견과류를 통해 다양한 용도로 대체 밀가루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 시장이 커짐에 따라 완두콩처럼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재료 또는 통밀이나 퀴노아 등 통곡물 또한 대체 밀가루로 떠올랐다. 특히 퀴노아 가루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등의 영양소를 가진 글루텐프리 대체 밀가루이다. 반죽에 넣으면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머핀이나 팬케이트, 피자 등에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