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에 거래되는 주차장도 등장

차량은 늘었지만 주차장 공급 부족 만성화

주차장 부족에 실 거주민 임대료도 폭등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은 따라가지 못했다. 이 와중에 투자를 위한 가수요까지 더해지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우리나라 주택 가격 급등과도 비슷한 홍콩의 주차장 가격 폭등의 모습이다.

30일 외신에 따르면 이달 중순 홍콩 정관오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구역이 한칸에 220만~246만 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3000만원에서 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2년 전보다 23% 급등한 가격이다.

지날 5월 홍콩 최고 부촌인 피크 지역의 한 주차구역은 1190만 홍콩달러, 우리 돈 약 18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주차장 가격으로는 세계 최고 기록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환장하는 홍콩 주차장 가격…수요↑·공급↓에 가수요까지 [부동산360]
홍콩 마천루 야경 [게티이미지뱅크]

정관오는 홍콩 동부에 위치한 신도시로 본섬인 홍콩섬보다 집값이 저렴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이렇게 수요가 급증하면서 집값 뿐 아니라 주차구역 가격도 크게 오른 것이다. 홍콩은 차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주차구역을 사거나 임차해야 한다.

SCMP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20년 사이 개인 차량 등록은 50% 증가했지만 주차구역은 10%만 늘었다.

이처럼 땅이 좁은 홍콩의 특성상 주차장이 아파트 세대수에 비해 만성적으로 부족하다. 타이쿠싱에 위치한 1만30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의 경우 주차장은 4000대의 차량을 수용할 뿐이다.

이러다보니 실제 주차장이 필요한 사람들은 더 많은 임대료를 내야만 한다. 스와이어그룹이 개발한 아파트 단지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임대 주차장을 매물로 내놓자, 임대 가능한 주차장이 줄어들면서 임대료가 폭등하기도 했다.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 미드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주차구역 한칸의 평균가격은 214만 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2200만원에 달했다. 주차장 임대료 역시 지역에 따라 우리 돈으로 30만원에서 100만원에 달한다.

이렇게 가격이 폭등하다보니 투자 수요까지 더해지고 있다. 미드랜드 관계자는 “목돈은 없지만 부동산 시장에 발을 담그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주차구역은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홍보했다. 주택과 달리 주차장에는 세금이 낮고, 또 복수 주차장 소유에 따른 세금 중과도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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