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을 새롭게 만들어 먹는 레시피, 베트남서 유행
‘라이스페이퍼’ 열풍 이은 ‘찬밥 떡볶이’ 레시피도
고수 김치 등 현지화된 K-푸드 즐겨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베트남 내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을 새롭게 즐기는 MZ 세대(밀레니엄+Z세대·1980~2000년대생)가 많아지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 지역중에서도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불면서 K-푸드 트렌드가 빠르게 유행되는 곳이다.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OTT)기업 넷플릭스의 TV쇼 부문 TOP10(8월 기준)에는 한국 드라마가 9개를 차지할 만큼 인기이며, 한국 드라마의 영향을 받는 K-푸드 역시 관심이 높다.
특히 한국 음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타국과 달리 새롭게 만들어 먹는 음식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각자의 개성에 맞게 현지식으로 즐기는 K-푸드인 셈이다.
떡볶이가 대표적이다. ‘떡볶이 붐’이 일어난 베트남은 라이스페이퍼(쌀가루로 만든 얇은 쌈 종이, 월남쌈, 샤브샤브 등에 이용)에 이어 최근에는 ‘찬 밥’까지 동원하며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다. 한국에서도 몰랐던 떡볶이 제조법이 베트남 유튜브에서는 핫한 레시피로 통한다. 요리를 유튜브로 배우는 베트남 MZ 세대의 트렌드이다.
‘찬밥 떡볶이’는 남은 찬 밥을 국자로 누르며 뭉쳐준 후 밀가루를 섞어 반죽하고, 이를 떡볶이 모양으로 잘라 조리한다.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수 있어 유튜브를 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 MZ세대들이 가정에서 한국 음식을 만들어먹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떡볶이에서도 변형이 생겨난 것이다.
‘라이스페이퍼 떡볶이’는 베트남의 대중적 식재료인 라이스페이퍼를 이용한 것으로, 현지에서는 열풍을 몰고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물에 불린 라이스페이퍼를 여러장 겹쳐서 말아주면, 가래떡 모양이 나온다. 이를 떡볶이모양으로 썰어 조리하면 완성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온 달고나 뽑기도 피해갈 수 없다. 드라마 속 달고나 모양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은 모양도 유행중이다. 베트남 지도나 스타벅스 로고 모양 등 눈으로 봐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모양이 현재 베트남 SNS를 장식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의 ‘달고나’가 두 번째 유행이다. 지난해 ‘달고나 커피’가 큰 인기를 끌면서 현지 유명 커피전문점이나 일반 카페에서는 달고나 커피 메뉴가 생겼으며, 이 역시 달고나를 활용한 ‘달고나 밀크티’까지 출시됐다.
김치에서도 ‘고수 김치’를 즐긴다. 한국 김치를 선호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CJ는 현지인에게 익숙한 향신채소인 고수를 넣어 ‘고수김치’를 개발했다. 매운 맛이 조정된 ‘고수 김치’는 베트남 면 요리의 토핑용이나 샤브샤브의 재료 등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비비고 김치’의 베트남 김치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호치민 지사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우 한국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현지에서 ‘K-푸드’와 관련된 음식들이 줄지어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