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초기부터 “0.1% 쪼개기 비상식적” 지적
성남시 ‘쪼개기 지역 용도 변경’에도 불포함
낮은 수용 보상비 탓 실제 수익 가능성은 작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수천억원에 달하는 고액 배당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관계사인 천화동인 핵심 세력이 이른바 ‘0.1% 쪼개기 방식’으로 개발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키맨’으로 평가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들의 쪼개기 투자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부 언급이 나왔다.
7일 천화동인 핵심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5호 실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주축이 된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등이 쪼개기 형식으로 이미 토지를 구매해놓은 사실을 유 전 본부장 역시 알고 있었다”며 “이후 수용 협의 과정에서도 부지 소유권 문제가 복잡하다는 보고가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에서 여러 차례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성남시 관계자 역시 “토지 수용 과정에서 천화동인 관계사의 토지 보유 내용은 토지조서만 봐도 알 수 있다”며 “특정 회사가 99.9%의 지분을 소유하는 형식이 비정상적이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어차피 수용 보상비가 낮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것이라는 식의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대장동 지역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와 ‘씨세븐’ ‘나인하우스’ 등 천화동인 관계자들이 소유했던 업체들이 계약한 토지는 전체 개발부지 91만㎡ 중 29만㎡로, 31.8%에 달한다. 이들은 부동산 지분의 99.9%를 사들인 뒤 나머지 0.1%에 대해서도 ‘가등기’ 형식을 취했는데 사실상 토지를 전체 소유하면서도 기존 소유주의 이름을 앞세우기 위한 방식으로 보인다. 수용 등 개발 과정에서 기존 주민을 앞세우면서도 자신들의 존재는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개발사업을 맡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 초기부터 대장동 토지의 31.8%를 소유한 이들 업체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에서는 대장동 토지 소유주 중 65%가 성남시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외지인’이라는 조사 결과를 냈는데, 정작 이 업체들이 소유한 토지는 성남시 주민이 일부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결과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 천화동인 핵심들은 성남시의 ‘쪼개기 대책’도 피해갈 수 있었다. 성남시는 지난 2016년 대장동 개발사업 지역 일부의 용도를 ‘보전녹지’로 변경했는데, 당시 사유로 “구역지정 이후 단기간에 공유지분의 급속한 증가”를 들었다. 쪼개기 투자가 성행하자 아예 개발지역에서 배제한 것이다. 그러나 천화동인 관계사가 소유했던 부지는 변경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이 업체들이 수용 과정에서 큰 수익을 거뒀을 가능성은 작다. 이들이 소유한 토지가 모두 저축은행으로부터 근저당권 설정이 돼 있었던 데다 체납으로 인해 압류 상태였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살펴봤을 때 토지 수용 가격이 낮아 이들이 수용 과정에서 이득을 봤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대신 수용비용이 낮게 책정됐기 때문에 반대로 높은 분양가와 맞물려 분양 과정에서의 수익이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