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기름진 음식이나 정크푸드를 먹는다면 아무리 좋은 영양제도 소용없다.” (베리 팝킨, Barry Popkin)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비만연구소장이자 ‘세계는 뚱뚱하다(The world is fat)’의 저자인 베리팝킨은 제철식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수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항상 “제철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가을은 제철식품을 통한 영양소 섭취가 더욱 필요한 시기다. 심한 일교차로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10월의 제철식품으로는 대하와 고춧잎, 그리고 도라지를 꼽을 수 있다.
대하
대하는 ‘몸집이 큰 대형 새우’를 말하며, 산란기인 9월부터 11월 사이에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특히 10월에는 탱글탱글한 식감과 단맛이 절정에 이른다.
대표적인 저지방 고단백질 식품으로,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다. 특히 껍데기에는 혈압 조절과 면역력에 도움되는 키토산 성분이 풍부하다.
이 시기에 대하는 별다른 조리 과정 없이 소금구이를 해먹어도 맛있다. 먹고 남은 대하 머리는 육수를 내는 데 활용하면 된다. 또한 팬에 버터를 넣고 튀기듯이 볶은 후 먹어도 좋다. 껍질에 다량 들어 있는 키토산 섭취에도 좋은 방법이다.
고춧잎
나물반찬 중에서는 고춧잎이 제철이다. 쌉싸래한 맛이 강하며 항산화물질도 다량 들어 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실험에 따르면 도내 유통 중인 채소류 27품목 중에서 항산화물질인 ‘아피제닌’은 고춧잎(100g당 1.72㎎)에 가장 많았으며, 이는 두 번째로 함유량이 많은 파슬리(0.67㎎/100g)의 2.5배 이상이었다. ‘루테올린’ 역시 고춧잎의 함유량(2.93mg/100g)이 가장 높았다. 아피제닌과 루테올린은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암세포의 성장 저해 등 여러 생리활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춧잎은 된장과 잘 어울린다. 된장으로 나물을 무치면 고소하면서도 특유의 매콤함이 올라와 입맛 돋우기에 제격이다. 또한 칼슘이 많은 고춧잎에 잔멸치까지 섞어 함께 조리하면 칼슘 보충에 좋은 밥반찬이 된다.
고춧잎을 말려서 보관하면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다. 살짝 데친 고춧잎을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짠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말리면 된다.
도라지
10월에 먹는 제철식품으로 도라지를 빼놓을 수 없다. 인삼과 홍삼 성분으로 유명한 사포닌이 도라지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면역력이나 감기 증상 완화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도라지 추출물에서 항암 작용이 나타났다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2015)의 연구논문도 있다.
도라지는 또 다른 제철식품인 배와 궁합이 잘 맞는다. 여기에 꿀까지 함께 달여 먹으면 감기 예방 및 기관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도라지의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잘게 찢어서 소금을 뿌리고 주물러준 다음 물에 담가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