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해저 1만m에도 있는 해양쓰레기...모두가 관심 가져야

지난 3월 잠수정을 타고 지구에서 세 번째로 깊은 수심인 1만540m의 필리핀 해구 ‘엠덴 해연’을 탐험하는 데 성공한 필리핀국립대학의 데오 플로렌스 온다 박사는 “사람이 처음 들어간 1만540m 심해의 바닥에도 바지·셔츠·곰인형 같은 생활쓰레기부터 포장지·비닐봉지 같은 플라스틱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심해까지 오염시킨 쓰레기의 심각성을 목격’한 절망감이 전해졌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플라스틱의 경우, 보관재·포장재 등의 역할을 마치고 바다로 흘러가면 해양쓰레기가 된다. 이러한 해양플라스틱은 분해되는 데 500년 정도의 시간이 걸려 분해기간에 해양생물의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해양을 오염시키고 최종적으로 잘게 부서져서 미세플라스틱이 돼 먹이사슬을 통해 인류의 건강까지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15년 영국에서 발표된 ‘해양 속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관한 국제 목록’ 논문은 바다에는 최소 15조에서 최대 51조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고, 세계자연기금(WWF)과 호주 뉴캐슬대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 인류는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5g)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 한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심각성을 고려해 2019년을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제로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해양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제1차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 퇴적물 관리 기본 계획(2021~2030)’을 수립해 2018년 기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연간 발생량(6만7000t)을 오는 2030년까지 60% 감축하고 2050년까지 제로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양환경공단은 국내 유일의 해양환경 전문 공공기관으로서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체계적인 관리 및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해양폐기물 발생 및 처리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를 통합·관리하고 정책 제안을 하는 ‘해양폐기물관리센터’를 신설해 ‘예방-수거-재활용’으로 이어지는 해양쓰레기의 전 주기적 관리를 목표로 해양폐기물의 발생 및 이동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오염 수준 및 발생 원인을 파악해 국가 통계로 관리하고 있다.

또 국내외 기인으로 발생되는 해양쓰레기의 종류별·성상별 분석을 위해 전국 60개 정점에서 연 6회 주기로 모니터링을 하고, 425개 해양수질 측정망 및 50개 해양 미세플라스틱 정점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2021년 부유 쓰레기 4400t, 침적 쓰레기 3500t 수거 목표를 수립하고, 전국 14개 항만에서 22척 청항선 운영을 통한 부유 쓰레기 수거와 전국 연안 해역 40개소에서 침적 쓰레기를 수거·처리하고 있다.

나아가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우리 공단은 2020년부터 기업이나 민간단체의 신청을 받아 특정 해변에 대한 관리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정화활동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반려해변’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 지역 3개 해변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해 올해 인천시, 경상남도, 충청남도를 추가 지정했고, 2023년까지 전국 11개 광역지자체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해마다 9월 셋째 주 토요일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 5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국제 연안정화의 날’이다. 올해로 제21회째 맞는 국제 연안정화의 날을 기념해 9월 15일 충남 서천군 춘장대해수욕장에서 기념식을 가진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인해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연안 정화 기념활동은 어렵겠지만 생활 속 쓰레기 줄이기 및 인근 해안지역 쓰레기 줍기 등을 통해 해양쓰레기 저감활동에 많은 참여가 있기를 바란다.

한기준 해양환경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