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놓고 대표 vs 5선 중진 정면충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요즘것들 연구소' 체육계 백신 우선접종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요즘것들 연구소' 체육계 백신 우선접종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일부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일부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내 친윤석열계인 정진석(5선) 국민의힘 의원이 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정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못 자란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가두리 양식장으로는 큰 물고기를 키울 수 없다"며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날 윤 전 총장 등 일부 후보들이 불참한 대선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 대해 "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들을 죽 늘어세워 놓고 함께 선 모습, 3040 후배들은 '잔칫상에 몇번 오르내린 잡채를 먹는 느낌', '구리다', '상상력의 부족'이라고 냉담했다"고 했다.

그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도 있는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모아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의정생활을 하며 이런 광경을 본 기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하는 게 당 지도부의 역할"이라며 "지금쯤 각 후보는 저마다 거미줄 같은 스케줄이 있고, 일정을 취소할 수 없는 형편인데 자꾸 중앙당이 갑자기 부를 일이 아니다. '후보자 편의주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대통령제를 제대로 시행하는 나라에서 중앙당이 후보 경선에 뛰어드는 일은 없다"며 "원내대표가 국회를 지휘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중앙당은 옥상옥일 수 있다. 우리 당 지도부에게 주어진 정당개혁의 첫 과제는 비대한 중앙당을 손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 방문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국회사진기자단]
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 방문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국회사진기자단]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이 대표는 이에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이 (제가)당 밖 인사를 (수입산)육우, 당 안 인사를 한우에 비유했을 때 비유가 과도하다고 지적한 기억이 난다"고 했다

정 의원이 '멸치', '고등어', '돌고래' 등 단어를 언급한 일을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는 "저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히 대하는 게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생각한다"며 "돌고래가 다쳤을 때 떄린 사람을 혼내주고 약을 발라주는 일도 제 역할이고, 멸치가 밖에 나가 맞고 와도 혼내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서서도 '당 대표가 아닌 후보가 중심에 서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을 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언론 인터뷰를 올린 후 "남들이 9월 말 경선 출발론을 이야기할 때 혼자 8월 경선 출발론을 말하면서 경선 일정을 당기고, 후보들이 빨리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려고 한 사람이 누구인데 적반하장"이라며 "정작 후보들이 주목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를 안 띄우고 뭐하냐'고 할 분들이 지금 와선 '대표만 보이고 후보들이 안 보인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김철근 국민의힘 당 대표 정무실장도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을 향해 "상상력과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중진 의원으로 제공해주고, 당과 함께 해주면 당원과 국민이 의원님을 더욱 존경할 것"이라고 했다.

또 "외람되지만 의원님의 친구분이고 유력 후보이신 분이 메시지 관리에 주력해주는 게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자와 국민의 바람일 것"이라고 우회 비판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