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태풍 ‘네파탁’, 27일 日상륙 이후 세력 약화

한반도 남단 소용돌이 기단도 영향 미치기 어려워

31일 한반도 전역에 비 오지만…서울 낮 최고 35도

기상청 “8월 중순까지는 최고기온 34도 이상 폭염”

폭염 8월 중순까지 갈듯…“日상륙 태풍, 한국 영향없다”
뜨거운 폭염에 야외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들이 우산 등으로 그늘을 만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뙤약볕에 잠시라도 서 있기 힘든 폭염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태풍이 폭염을 날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당분간은 내려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8월 중순까지는 지금 같은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8호 태풍 ‘네파탁’은 27일 오전 3시 일본 도쿄 동쪽 240㎞ 부근 해상에 들어왔다. 네파탁은 28일 오후 3시께 센다이(仙臺) 북서쪽 약 240㎞ 부근 해상으로 이동한 뒤 이후 온대저기압으로 약화, 한반도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한반도 여름철 폭염은 태풍의 영향으로 기압계가 흔들려 세력이 약화된다. 폭염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예상했던 네파탁이 일본 열도에서 약해짐에 따라 태풍에 의한 기온 하락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한반도 남쪽에 북태평양고기압에 따른 소용돌이 기단 2개가 형성됐지만, 태풍으로 형성돼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소용돌이 기단이 태풍으로 형성돼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기는 것은 일주일 안으로 결정이 나지만 이번에는 그런 기조가 보이지 않는다”며 “사실상 두 기단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토요일인 31일 저기압골의 영향으로 오후부터 전국에 비가 내리겠지만, 고온다습한 기압의 영향으로 더위를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1일 서울의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폭염은 8월 중순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8월 중순까지 서울 최고기온 34도 이상을 유지하는 폭염이 전국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8월 2~3일 강원 영동 지방에 기압골의 영향에 따른 비가 예상되지만, 이 비가 내리고 난 뒤 다시 기온이 올라 높은 온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낮 동안 뜨겁게 달궈진 지면으로 인해 밤에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 열대야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까지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12일로, 수요일인 28일까지 열대야가 이어지면 평년 여름 열대야 평균 일수인 12.5일을 넘어서게 된다. 26일에서 27일로 넘어가는 밤사이 서울의 최저 기온은 27.8도였다. 열대야란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이에 온열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각별히 당부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전국에서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7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4명에 비해 2배 가량 많았다. 사망자도 9명이나 나왔다. 기상청 관계자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 활동이나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