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청사 부지 개발 대신 대체부지에 4300가구 공급

다른 도심 택지서 주민 반발 커지고 조정 요구 쏟아질듯

정부 “주민·지자체 의견 수렴 통해 차질 없이 추진”

과천 시민들, 부지 변경 대신 8·4대책 전면철회 요구

과천청사 계획 변경 여파…도심택지 개발, 후순위로 밀릴듯 [부동산360]
과천 정부청사 부지 [과천시민광장 사수 시민대책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주민 반발에 밀려 과천 정부청사 부지 주택공급 계획을 변경하면서 정부의 서울 도심 주택부지 개발 계획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시장에선 서울 내 다른 택지들까지 주민 반발이 커지고 조정 요구가 쏟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일부 택지들은 입지가 양호한 대체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아 과천처럼 계획이 변경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정부는 “과천 사례는 당초 계획보다 300가구를 더 많이 공급하는 것”이면서 “다른 택지 계획도 주민·지자체 의견 수렴을 통해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주민 반발 등으로 도심 택지 개발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경우 정부 정책에서 택지 사업이 공공 정비사업 등에 밀려 후순위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천청사 계획 변경 여파…도심택지 개발, 후순위로 밀릴듯 [부동산360]
과천시 과천지구 모습. [연합]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4일 당정협의를 열어 과천 정부청사 부지 4000가구 주택공급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과천청사 부지는 그대로 두고 대체 부지에 43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이다. 인근 과천지구에 자족용지 등 일부를 주택용지로 변경하고 용적률을 올려서 3000가구를 확보하고 주변 자투리땅을 개발해 1300가구를 공급하는 것이다.

앞서 과천시는 지난 1월 정부청사 유휴부지 대신 과천지구 자족용지와 다른 지역에 주택 4000가구를 공급하자고 국토부에 제시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양호한 입지에 기존 발표물량을 초과하는 대체물량 제시,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 등이 담보될 경우 대안 검토가 가능하다는 원칙으로 과천시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과천청사 부지의 공급계획이 수정되면서 태릉골프장, 용산정비창 등 서울 내 다른 택지들까지 개발 변경 요구가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태릉골프장 개발 계획을 두고선 교통난과 환경훼손 우려 등으로 반발이 큰 상황이다. 주민들은 지금도 교통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1만 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경우 교통체증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용산구 주민들도 국제업무지구인 용산정비창 부지에 1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도심의 핵심 입지인 만큼 주택 조성 외 업무 시설과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남구 서울의료원 부지(3000가구),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상암DMC 미매각부지(2000가구) 등도 지난해 8·4 대책에서 발표된 도심 택지다.

서울의료원, 서부면허시험장 등은 시유지로 서울시의 협조 없이는 개발 추진이 힘든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무게를 두는 만큼 이들 시유지 개발 역시 추진력을 얻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는 작년 내놓은 주택공급계획 중 일부 이견이 있는 부지의 경우 주민·지자체 의견 수렴과 관계기관 협의 등을 통해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5·6, 8·4대책 등 도심부지는 대부분 개발구상을 마련하고, 관계기관 협의 등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인허가 절차에 착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기관 이전(서울지방조달청), 오염정화(용산 캠프킴) 등에 일정시간이 필요한 사업은 관계기관 협의 등을 통해 사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용산정비창 등 서울시 소관 사업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 중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일부 과천 시민들은 대체 부지로의 변경 대신 8·4대책의 전면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과천시와 시민들의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사부지 주택공급 정책에 반대하며 김종천 시장 주민소환투표운동을 하고 있는 주민소환추진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과천지구의 자족용지를 줄여 주택을 지으라는 과천시의 대안은 시의 미래에 역행하는 중대한 과실"이라며 "정부는 과천시를 자족도시로 키우지는 못할 망정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키지 말라"고 반발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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