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크게 뛴 10곳 중 9곳이 경기권에…
전국 집값 상승 1위 의왕, 84㎡도 15억원
교통 기대감·저평가 인식에 수요 몰려
“수도권 중저가·중소형 수요 이어질 듯”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올 들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지나는 경기권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매섭다.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 상한선인 15억원을 뚫고 거래된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10곳 중 9곳이 경기권에 속했다.
경기 의왕시(19.45%)는 올 들어서만 20% 가까이 올라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뛴 지역 1위를 기록했다. 이 지역 아파트값은 지난해 10.39% 올랐는데, 올해는 5개월 만에 지난해 상승률의 2배에 달했다.
이어 시흥시(16.80%), 안산 상록구(15.86%), 안산 단원구(15.86%), 안양 동안구(13.51%), 남양주시(12.62%), 고양시 덕양구(12.24%), 양주시(11.87%), 군포시(11.58%)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들 지역은 GTX 정차 등에 따른 교통 개선 기대감에 더해 서울이 오를 때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몰린 지역이 대부분이다. 이 중 의정부시(43.4%)와 남양주시(41.1%)에선 올해 1분기 타지역 거주자의 아파트 매입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신고가 거래가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가격대가 대출 상한선을 넘어섰거나 이에 근접한 단지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의왕시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4월 1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16억~17억5000만원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올해 1월 ‘포일자이2단지’(169㎡·15억6000만원)가 이 지역에서 처음 대출 금지선을 뛰어넘은 데 이어 84㎡에서도 기록이 나온 것이다.
안양시 동안구에서는 올해 1~2월 ‘꿈마을현대’(183㎡·16억원), ‘동편마을 4단지’(135·15억8000만원)가 15억원 이상에 팔렸다. 지난달 8일에는 ‘동편마을 4단지’ 120㎡가 14억9500만원에 거래돼 15억원선에 다가서는 전용면적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평촌더샵센트럴시티 84㎡는 지난 4월 신고가인 13억7000만원에 손바뀜 했다. 군포시에서는 ‘래미안 하이어스’ 178㎡가 지난 3월 13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호가는 15억원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집값이 치솟으면서 이전에 없었던 초고가 거래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 지역에는 여전히 중저가 단지도 많다. 하반기에도 이를 중심으로 한 경기권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7월부터 시행되는 대출 규제 완화책의 주택가격 기준이 8억~9억원대에 맞춰지면서 하반기 수도권 중저가·중소형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면서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약 11억2000만원인 상황에서 실수요자가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고 한다면 ‘탈서울 내 집 마련’은 계속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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