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투자해 지분 30% 이상 확보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SK텔레콤이 토종 공유오피스기업 ‘스파크플러스’의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집에서 10~20분 거리로 출근하는 ‘거점 오피스’ 프로젝트 등 일하는 방식에 대한 SK텔레콤의 혁신에 더욱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스파크플러스 구주 인수에 약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0% 이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기존 최대주주인 아주호텔앤리조트가 보유하고 있는 일부 지분 등을 인수하는 거래다. 이번 투자를 통해 SK텔레콤은 스파크플러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세부 거래 조건에 대한 조율을 거쳐 이달 내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구주 인수와 동시에 외부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의 신규 투자도 이끌어냈다. 스파크플러스가 새로 발행하는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인수한다. FI는 늦어도 2년 내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앞서 지난 2018년 시리즈A 투자 유치에도 참여한 바 있다.
스파크플러스의 투자 유치는 지난 2019년 말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이후 1년여 만이다. 시리즈B 투자 당시 스파크플러스의 기업가치는 1500억원대였다. 이번에 SK텔레콤을 대주주로 맞으면서 스파크플러스는 약 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입증하게 된다.
스파크플러스는 창업 지원기관인 스파크랩과 아주호텔앤리조트가 창업가 생태계 조성을 위해 2016년 설립한 공유오피스기업이다. 입주사의 특성에 맞춘 커스텀오피스(Custom office·맞춤형 사무공간)를 국내 최초로 선보여 ‘무신사’ ‘마이리얼트립’ ‘부릉’ 등 유수의 성장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했다. 지난해 26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137억원)의 배에 달하는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패스트파이브’나 ‘위워크’ 등 경쟁사보다 높은 성장률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스파크플러스 투자를 통해 그간 강조해온 ‘거점 오피스’ 프로젝트를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처럼 거점 오피스를 마련하려는 후발주자들의 수요를 또 다른 성장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부터 근무 방식 혁신을 위한 팀을 별도로 꾸리고 거점 오피스 구축을 준비해왔다. 본사까지 출근할 필요 없이 직원들이 주요 거점에 마련한 오피스로 10~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단순히 출퇴근시간을 줄이는 복지 차원을 넘어 동료 및 부서 간 자연스러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서울 을지로, 서대문, 종로, 경기 판교, 분당 등 5곳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향후 이를 1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거점오피스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투자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