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우리 억대 연봉 깨졌는데 CEO(최고경영자)는 2배 이상 늘었다고?”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이사가 지난해 57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았다. 퇴직금을 뺀 연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2019년 1억원을 넘겼던 직원 전체 평균 연봉은 지난해 9000만원대로 줄어 억대 연봉이 깨졌다. 삼성SDS가 지난해 5년 만에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하고도 CEO와 직원들 연봉이 상반된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IT업계에서 파격적인 연봉 인상 행진이 계속되고 있어 삼성SDS 직원들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10일 삼성SDS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홍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보수로 총 57억3100만원을 받았다. 퇴직 소득(21억4900만원)을 제외해도 35억8200만원으로 전년도 보수 16억8700만원에서 2배 이상 늘었다.
급여로는 매달 6900만원이 지급됐다. 지난해 보수 중 절반 수준인 26억7700만원은 상여금이다. 전년도 8억1000만원에서 3.3배 늘어났다. 상여금은 ▷설/추석상여 ▷목표인센티브 ▷성과인센티브 ▷장기성과인센티브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삼성SDS는 “당사 매출액이 2019년 10조7196억원 2020년 11조174억원으로 증가한 점과 고객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위한 통합 사업과 클라우드 및 DT엔진 기반 플랫폼 사업을 회사 성장동력 두 축으로 선정하고,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회사의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한 점을 고려해 상여금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SDS 영업이익은 지난해 87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2015년 이후 지속 성장하던 영업이익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7년 이후 최저치로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직원 1인 평균 급여는 2019년 1억500만원에서 지난해 99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2018년 9800만원에서 2019년 억대 연봉 기업이 됐지만, 1년 만에 다시 내려왔다. 남자 급여는 1억1100만원에서 1억400만원으로 감소했고, 여성은 8800만원에서 8300만원으로 줄었다.
최근 게임사 등 IT업계 800만~2000만원 수준의 일괄 연봉 인상 행렬이 이어지면서 삼성SDS 내부에서도 지난해 연봉 감소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SK텔레콤까지 전 직원에게 800만원을 지급하고 성과급 제도를 개선키로 해, 삼성SDS 직원들의 연봉 및 성과급 개선에 대한 요구가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는 이달 말 연봉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