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동영상만 공개하고…‘LG 롤러블’ 빛 못 보고 사라지나”
세계 최초 롤러블폰으로 주목 받았던 LG전자의 ‘LG 롤러블’ 출시가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3월께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 할 전망이다.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큰 폭의 사업 축소 및 인력 재배치를 통한 점진적 철수가 유력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업 철수로 가닥이 잡히며 롤러블폰 출시도 포기했다”면서 “롤러블폰이 첫 공개된 이후 새로운 폼팩터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 LG폰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LG롤러블폰은 ‘티저 영상’ 공개 이후 큰 기대를 모았지만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완성도·가격 등 난제도 만만치 않다.
LG전자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 ‘LG롤러블’을 공개했다. 제품 일부만을 보여주는 ‘티징(Teasing)’ 형식으로 기대감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기기 구동 모습을 제외한 전체 디자인, 스펙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8초 남짓한 영상 속에는 일반 바(Bar) 형태의 ‘LG 롤러블’의 화면이 동영상 시청과 함께 펼쳐졌다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기본 6.8인치(1080x2428)에 화면을 펼치면 7.4인치(1600x2428)까지 확장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LG롤러블’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LG전자의 사업 철수로 불가능해 졌다.
롤러블 스마트폰은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구현 난이도가 더 높다. 유연한 디스플레이가 말렸다, 펼쳐졌다 하는 과정에서 손상되지 않도록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펼친 상태에서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앱(애플리케이션) 최적화 등 소프트웨어 뒷받침도 필요하다.
시제품까지는 공개했지만, 대량 생산과 상용화까지 가기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합리적인 가격, 시장 성숙도도 문제다. 삼성전자가 2019년 최초로 상용화한 ‘폴더블폰’ 시장 규모도 지난해 280만대, 올해 560만대에 불과하다. 롤러블폰이 출시되더라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본부의 ‘반전’은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 등의 조정이 진행되는 만큼, LG롤러블의 완성도를 높여갈 기술 인력들이 업무를 그대로 유지할수도 없다”고 전했다.
한편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시사했다.
스마트폰사업 담당 LG전자 MC사업부는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8412억원으로 누적 손실액만 5조원 규모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