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한국에 음력이 있어? 음력 설날(Lunar new year)가 아니라 중국 음력 설날(Chinese lunar new year)이라고!”(오버워치 공식 트위터에 달린 한 중국 누리꾼 댓글)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역사 공정 논란이 민족 최대명절 ‘설날’까지 번졌다. 1인칭 사격게임 ‘오버워치’가 설날을 앞두고 진행한 한국 테마 스킨 이벤트에서 한국이 중국을 모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일 자사 게임 오버워치 공식 트위터를 통해 2021년 신축년을 맞아 한국 테마 스킨 ‘호랑이 사냥꾼’ 애쉬와 ‘까치’ 에코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게시글에는 한국의 음력 설날을 의미하는 ‘Lunar New year’가 명시돼있었다.
그러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한국 테마 스킨을 출시하면서 포함한 ‘음력 설날(Lunar new year)’이라는 표현을 지적하며, ‘중국 음력 새해(Chinese lunar new year)’가 옳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중국 누리꾼은 “음력 설날이 아닌 중국 음력 설날”이라며 “이번 이벤트로 추가된 새로운 스킨 2가지와 요소가 모두 한국 스타일이기 때문에 중국 팬들 입장에선 짜증이 난다(feel sick)”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 것을 자기들 문화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더 심해졌다”며 “많은 중국 팬들이 오버워치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다른 중국 누리꾼도 “한국도 음력 문화가 있냐, 중국 음력 설날(춘절)이 맞다”면서 “음력은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쓰고 있긴 하다. 그러나 부끄러운 것은 한국이 중국의 것을 표절하고 그걸 전통문화라 부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주권과 문화가 없는 나라는 표절에만 의존한다”, “설날은 춘절을 베낀 건데 왜 한국만 신경쓰느냐” 등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표절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문화 동북 공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치가 중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김치 공정’은 지난해 11월 중국 언론 환추스바오의 보도에서 비롯됐다. 환추스바오는 당시 쓰촨의 파오차이(paochai)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가를 받았다며 “김치종주국인 한국이 굴욕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도 백과사전 서비스 바이두백과를 통해 “김치는 우리나라의 유구한 문화유산 중 하나”라며 김치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구독자 1400만명을 보유한 중국 유명 유튜버 리쯔치도 한국의 전통 방식으로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해 김치를 담그는 영상을 올렸다. 그러면서 해시태그로 ‘중국의 음식’, ‘중국의 요리법’이라고 소개해 논란이 일었다.
반면, “김치는 한국 음식”이라고 발언한 국내 유튜버 햄지가 중국 소속사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