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연매출 2조 달성한 엔씨소프트(엔씨)도 넥슨처럼 연봉 인상?”
엔씨가 사상 최대 매출로 연매출 ‘2조 클럽’에 합류한 가운데, 최근 ‘연봉 800만원 일괄 인상’을 깜짝 발표를 한 넥슨처럼 엔씨도 파격적 연봉 인상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게임업계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게임사의 ‘화끈한 보상’도 더욱 불붙고 있다.
특히 엔씨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총 132억 9200만원을 수령했다. IT업계 연봉킹이다. 전년(62억4800만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엔씨는 지난해 매출 2조4162억원, 영업이익 8248억원을 기록했다. 게임 회사로 넥슨·넷마블에 이어 3번째 연매출 2조 달성이다.
2019년 대비 매출은 42%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도 각각 72%, 63% 증가했다.
특히 2019년 매출 1조7012억원으로 2018년(1조7151억원)보다 역성장한 뒤 거둔 성과라 엔씨에 더 값진 결과다.
역대 최고 매출을 견인한 건 모바일 게임이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1조 678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했다. 신규 출시한 리니지2M은 8496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리니지M(8287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혜 효과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이에 일찌감치 엔씨의 연매출 2조원 돌파는 예견됐다.
이 같은 성과에 엔씨도 넥슨과 같은 연봉 인상안을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엔씨는 회계 분기 상 매년 3월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고 4월부터 새해 예산을 집행한다.
넥슨이 800만원 일괄 인상을 발표했을 때 게임 업계는 크게 술렁였다. 엔씨 내부에서도 “넥슨 직원들 부럽다”, “넥슨 노조가 일을 참 잘한다”등의 반응이 나왔다. 현재 엔씨에는 노조가 없다. 엔씨 내부적으로도 최근 넥슨의 발표를 크게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올해 연봉 인상을 위해 국내 기준 연간 최소 400억원 이상의 인건비를 추가 투입하게 된다. 넥슨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체 직원은 6504명, 국내는 5331명이다. 국내 기준 800만원을 일괄 인상할 경우 430억원 규모다.
여기에 넥슨은 올해부터 신입사원 초봉은 개발 직군 5000만원, 비(非)개발 직군 4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 대기업군 최고 수준이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지난해부터 넥슨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할지 많이 고민해왔다”며 “일회성 격려보다 체계적인 연봉 인상을 통해 인재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엔씨도 지난해 말 전 직원에게 격려금 200만원을 지급하며 직원들 사기를 올리기도 했다. 김택진 대표 명의로 지급한 격려금이다. 계약직, 단기계약직, 파견직, 인턴직을 포함한 4400여명이 대상이었다. 연매출 2조원 돌파가 확실시된 동시 야구단 NC다이노스는 프로야구 창단 첫 통합 우승 겹경사에 따른 보상이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직원 성과가 곧 실적으로 직결되는 게임기업 특성 상 확실한 보상 만큼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주요 게임사들의 보상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