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휴대폰으로 음주측정, 혈당체크까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과거 내놓은 이색폰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음주 측정폰, 혈당 체크폰 등 혁신에 도전적이었던 LG전자가 결국 스마트폰 사업 정리 수순을 밟게되면서, 아쉬움과 당혹감이 섞인 LG폰 이용자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세계 최초 음주측정폰, 헬스케스 원조 당뇨폰까지
최근에도 회자되는 대표적인 LG전자의 이색폰은 ‘레이싱폰’이다.
2005년 6월에 출시된 ‘레이싱폰’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명품 스포츠카에서 컨셉을 따왔다. 외형도 스포츠카 모양이다.
특히 자동차 관련 기능으로 세계 최초로 음주측정 기능을 담으면서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휴대폰 우측에 내장된 센서에 입김을 ‘후’불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내부 화면에 뜬다. 알코올 농도가 높지 않으면 화면에 ‘운전하셔도 좋습니다’ 등의 메시지가 뜨는 식이다.
해당폰은 술자리를 자주 갖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4개월 만에 20만대가 판매되기도 했다. 하루 평균 1000대가 판매되면 이른바 ‘대박폰’으로 불렸던 당시 휴대폰 시장에서 레이싱폰은 한 때 하루 1500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반짝’ 인기를 끌었다.
또다른 이색폰으로 꼽히는 것은 앞서 2004년 4월에 출시한 이른바 ‘당뇨폰’이다.
배터리팩에 혈당 측정기가 내장된 것이 특징이다. 자신의 혈액을 채취해 배터리 팩에 꽂으면 혈당 측정이 가능한 기능이 담겼다.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혈당을 분석·관리까지 가능했다.
최근 통신, 제조업계에서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의 원조격이다. LG전자는 10여년이나 일찍 핸드폰을 통한 헬스케어 모델을 제시한 셈이지만 당시에는 의료법 등에 발목이 잡혀 관련 사업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비운의 폰으로 남았다.
폴더블, 세컨드 스크린의 원조도 사실은 LG?
다소 실험적인 이색폰 외에 현재 상용화, 고도화 된 주요 스마트폰 기술 중 LG전자가 처음으로 선보인 것도 적지 않다.
2013년 선보인 LG ‘G플렉스’는 직선 형태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휘어 만든 제품이다. 유연한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해진 오늘날 폴더블폰의 모태격이다.
2008년 출시한 슬라이드 방식의 LG전자 ‘비키니폰은’ 화면을 전면과 하단에 두개 탑재한 폰이다. 세컨드 스크린의 개념이 처음 적용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 LG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T'자 형태 화면의 ‘LG윙’ 등 혁신적인 제품 출시는 최근에도 이어졌다.
다양한 도전에도 불구,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실패하면서 결국 쇠락의 걷게되자 아쉬움을 토로하는 LG폰 이용자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LG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대표적인 커뮤니티인 ‘LG 모바일(Mobile) 사용자 카페’에는 “집에도 LG제품으로만 채울 정도인데 스마트폰 사업을 결국 접게 된다면 너무 허탈할 것 같다”, “꾸준히 LG폰을 써왔고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는데 심란하다” 등의 글이 올라와있는 상태다.
사업 철수 여부와 상관없이 또하나의 혁신폰으로 꼽힌 롤러블폰 등을 그대로 출시해달라는 요구도 높다.
한 이용자는 “롤러블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가버리면 안 된다”며 차기작 출시를 기대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G8을 만족스럽게 쓰고 있고 조금 더 큰 화면폰으로 갈아타고 싶어 레인보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출시가 물거품 된 것인지 미련이 남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