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연락받은 산업부

‘즉시 가동 중단’ 선회했는지 주목

검찰 간부 인사 예정 수사 속도

월성 원전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25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조사한다. 백 전 장관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폐기하거나, 조기 폐쇄 보고서 내용을 조작하는 데 청와대가 관여한 정황이 있는지를 수사할 전망이다.

검찰에 따르면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는 백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감사를 앞두고 자료를 미리 삭제한 혐의를 받는 산업부 소속 문모 국장과 김모 서기관을 구속기소 하고, 정모 과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백 전 장관은 청와대의 원전 조기 폐쇄 근거 자료 왜곡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를 밝힐 수 있는 핵심 인물이다. 앞서 기소된 문 국장과 김 서기관의 재판은 당초 예정됐던 이달 26일에서 3월 9일로 연기됐다. 검찰은 재판 전까지 백 전 장관과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었던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원전 자료 삭제 ‘윗선’에 대한 수사를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은 백 전 장관의 조사를 마치는 대로 그의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법무부 장관 교체로 인해 조만간 검찰 간부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수사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두봉 현 대전지검장과 박지영 차장검사 등 원전 수사 지휘라인이 교체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법연수원 29기인 박 차장검사는 인사가 단행될 경우 검사장 승진 대상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를 통해 “일각에선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과잉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며 “장관으로 임명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이뤄지도록 적절히 지휘·감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전지검은 ‘월성 원전 수사는 정책의 당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집행과 감사 과정에서 공무원 등 관계자의 형사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조사는 실제 원전의 경제성 여부와 상관없이, 실제 자료 삭제를 지시 했는지 혹은 경제성 평가 보고서 왜곡을 지시했는지 등 여부가 주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8년 4월 2일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었던 채 사장이 행정관에게 월성 1호기 즉시 가동 중단 내용이 포함된 보고를 백 전 장관의 결재를 받고 올리라고 전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통화 이틀 뒤인 4월 4일 산업부는 월성 1호기 보고서를 ‘즉시 중단’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