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올해 부동산 투자 매력은 떨어져”
재보궐 선거와 금리인상·이익실현 매물 출회 여부 살펴봐야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올해 주택시장은 오를까? 내릴까?”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 질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또 내가 사고 싶은 집이,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전세·월세 가격의 흐름은 삶과도 직결된 일이다.
이에 대해 오랜 기간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며, 데이터 기반 부동산 시장 분석으로 정평 난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상승”에 한 표를 던졌다. 시중 유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풍부하고 수요와 공급 구조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주택 가격의 변수로는 ‘금리’와 ‘차익실현 매물’, 그리고 ‘4월 재보선’을 꼽았다. 홍 대표는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며)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인상 위험이 있다”며 “또 (주택 가격이) 단기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매물도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은 주택구매 수요를 감소시키고, 차익실현 매물은 시장에 주택매도 물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즉 기본적으로 상승 흐름이지만, 수요와 공급 추세가 바뀔 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의미다.
4월 서울과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도 변수다. 홍 대표는 “4월 재보궐 선거기간 발표될 지역개발 공약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양도세 인하 등의 공약을 발표하고 있고, 또 정부여당도 그동안 수요억제 정책 대신 공급확대 정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홍 대표는 올해 주택시장의 지역별 흐름에 대해 “서울 외곽지역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재보선에서 발표될 지역개발 공약과 그 수혜지역도 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무주택 20·30 세대의 ‘영끌’, 즉 신규 주택구매 시장 진입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홍 대표는 “이미 자기 돈으로 전세로 거주 중인 가구라면 주택구입이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차입에 의지해 전세로 거주 중이거나, 월세 거주 중인 가구는 다음 사이클을 노리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택가격 급등으로 주택구입여력지수도 2007년 최저치 수준에 접근하는 등 부동산의 투자 매력은 약화 중”이라며 “정부의 양도세 및 보유세 인상으로 단타 매매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소위 ‘영끌’ 전략은 위험대비 수익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주택을 대체할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는 리츠(REITs,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펀드)를 추천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리츠와 부동산 펀드에 대한 재산세를 감면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임대주택 등으로 리츠의 영역을 넓히는 유인책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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